김광수·김병호·민병두·신상훈·이정환 등 7명 경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김예원 기자 =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을 두고 민간 금융권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경쟁하게 됐다. 힘 있는 '관(官)' 출신이 와야 한다는 초반 여론과 달리 유력한 후보자들이 연이어 고사하면서 '구관이 명관이다'는 명제로 어려워진 업황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17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진행한 두 번째 회의에서 추려진 롱리스트에는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민병두 전 정무위원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상 ㄱㄴㄷ 순) 등 7명이 포함됐다.

후보군 중에서는 김광수 회장과 이정환 사장은 경제관료 출신이지만, 이들 모두 현재 금융권 CEO를 역임하는 현직이라는 점에서 '관' 보단 '민' 성격이 강하다.

사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은 업계 러브콜이 쇄도했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고사하며 안갯속이었다. 당시 최 위원장은 고사의 뜻을 전하며 민간협의체인 은행연합회를 이끌 수장은 반드시 민간에서 나와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최 위원장의 고사 소식이 전해지며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용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관 출신 인사들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을 추천해야 하는 행장들 사이에선 전·현직 CEO의 이름이 하나둘 거론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후보군에서는 은행 중심 금융그룹을 이끌었던 인사들의 이름이 유독 눈에 띈다. 은행장들 사이에서 위기의식이 강해지며 경험 많고 배울 것 많은 '선배'가 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신 전 사장은 지난 은행연합회장 선출 당시에도 유력한 후보군이었다. 군산상고와 성균관대를 나와 산업은행을 거쳐 신한금융 사장까지 역임했던 그는 우리은행 사외이사까지 지내며 금융권 전반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김 전 부회장은 최근 KB금융지주 회장 선출을 위한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당시 그의 등장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그만큼 영향력 면에서는 여전하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명지고와 서울대를 나와 하나금융 총괄 부회장까지 지낸 그는 현재 SK에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맡고 있다.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은 후배들의 신임이 두터운 금융권 대표 OB다. 보문고와 동국대를 나온 그는 국민은행장을 끝으로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옴부즈맨 위원, 대한체육회 마케팅 위원장 등을 지냈다.

민병두 전 정무위원장 역시 이번 은행연합회장 선출 과정 초반부터 거론된 유력한 후보자다. 경기고와 성균관대를 나온 그는 언론인 출신으로 정치인이 된 대표 인사로 2014년을 시작으로 정무위원회에 몸담으며 금융권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2018년에는 정무위원장을 역임하며 금융당국은 물론 민간 금융과의 교류를 넓혀 적잖은 금융 현안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은 올해 초까지 농협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오며 성과를 인정받은 대표 농협인이다. 뛰어난 성과 덕에 재연임에 성공하리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농협중앙회장 인사권을 존중한다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과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현직 프리미엄'이 크다.

김 회장은 광주제일고와 서울대를 나온 행정고시 27회다.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8년 4월부터 농협금융을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에서 연임에 성공한 두 번째 회장일 정도로 조직 내 신뢰가 두텁다. 엘리트 관료에서 비리 의혹 공무원, 이후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복직한 뒤 야인 생활을 거쳐 금융지주 회장까지 오른 그가 은행권을 이끄는 연합회 수장이 될 경우 완벽한 명예 회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크다.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다크호스'로 손꼽힌다. 동아고와 성균관대를 나왔다. 행정고시 17회로, 경제관료 출신으로만 본다면 꽤 선배다. 거래소 이사장을 거쳐 부산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등 이력도 화려하다. 2018년부터는 주택금융공사를 이끌며 금융권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경력과 정치색에 더해 연합회장에 대한 의지가 가장 강한 후보자로 손꼽히기도 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행장은 "올해는 실적이 좋아 업황이 좋아 보일 수 있지만, 내년부턴 은행에 위기가 도래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빅테크, 핀테크 등 달라진 경영 환경에서 업계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힘을 실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분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컸다"고 귀띔했다.

한편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에는 한 번의 회의를 더 거쳐 단수의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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