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의 거대 회사채 시장에서 깜짝 디폴트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기업들을 지원하는 지방정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지난 10일에는 국유기업인 융청석탄이 10억위안 규모의 단기채에 대해 만기 상환에 실패했다.

해당업체는 채권을 발행할 당시 중국청신국제신용평가로부터 'AAA' 신용등급을 받았다.

이보다 앞서 10월 말에는 화천자동차그룹이 10억위안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업체는 브릴리언스차이나자동차의 모회사이다. 브릴리언스차이나는 BMW의 합작사로 가장 최근 발표한 재무재표에서는 현금 보유분이 76억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CSC파이낸셜은 "최근 디폴트 사례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 깎아내렸다"면서 대규모 현금을 보유했으면서도 '디폴트가 발생하기 전 자산 이전'과 채권단에 대한 상환 실패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융청석탄은 채권 디폴트가 발생하기 전 은행에 보관하고 있던 지분과 일부 화학사업부를 무상으로 다른 국유기업에 이전했다.

화천자동차는 일부 중요 자산을 자회사로 넘겼다.

로디움그룹의 로건 라이트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지방정부의 신뢰도 약화"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정부가 중국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뢰도는 중국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기능에 극도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회사채의 잇단 디폴트에 따른 충격은 아직 제한적이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S&P 코포레이트 중국 채권 지수는 지난 13일 3.81% 하락했다.

다만 디폴트 충격으로 23개 기업의 170억위안 규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지난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고 CSC는 집계했다.

중국 명문 칭화대가 51%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의 달러채 가격은 최근 급락했다.

지난 13일 이 업체의 2023년 만기 달러채 가격은 달러당 25센트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칭화유니그룹이 지난 15일 만기가 돌아온 13억위안 규모의 채권 상환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몇년 사이 채권 디폴트를 더 많이 허용하면서 서구 채권시장의 방식을 채택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속에서 오히려 디폴트를 피하거나 최소화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에서는 채권단에 상환 연장을 요청하거나 조기 환매 권리의 포기, 장기채로의 차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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