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위험자산 선호현상의 강화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조치 등이 강화되고 있지만,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 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1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563엔보다 0.373엔(0.36%)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865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500달러보다 0.00154달러(0.13%)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3.63엔을 기록, 전장 123.93엔보다 0.30엔(0.24%)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6% 하락한 92.423을 기록했다.

달러화가 전방위적인 약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코로나19 백신 보급 기대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대를 준비하면서다.

미국 제약회사인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에 이른다는 호재의 여파가 이틀 연속 이어졌다. 모더나의 백신 후보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섭씨 영하 70도의 극저온 상태에서 보급돼야 한다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제약을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달러화는 안전자산이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보급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됐다. 지난주 초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 개발 소식에는 엔화 등에 가파른 강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정권 이양 절차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바이든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률적 다툼을 이어가겠지만 큰 흐름을 바꾸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시대가 개막되면 달러화 약세로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바이든이 대규모 경기부양을 공언하고 있어서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가 1천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이 가팔라지고 있지만,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꺾지는 못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10월 소매 판매는 0.3% 증가해 0.5%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10월 수입 물가도 석유 등 에너지 수입 물가 하락에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10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시장 예상을 약간 웃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10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1%(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0% 증가를 소폭 상회했다.

부진한 경기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조치 기대로 이어져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풀이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온라인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이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에 중대한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준은 회복이 완성될 때까지 모든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에도 경기부양 계획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 소식에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역외 달러-위안은 뉴욕 환시에서 달러당 6.54위안대에 호가가 형성되는 등 2018년 이래 달러화에 대해 최고의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협상이 일주일 안에 타결될 수 있다는 언론 보도 등에 따라 영국 파운드화도 달러화에 대해 가파른 강세를 보였다.

ING의 글로벌 시장 헤드인 크리스 터너는 "유로-달러는 글로벌 낙관론에 힘입어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2의 봉쇄 조치에 돌입하는 등 유럽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을 고려할 때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랠리를 확실하게 이끌어가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하지만 달러화 약세로 유로-달러가 유로당 1.1920달러까지는 충분히 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오안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어제 발표된 모데나 관련 뉴스로 백신 낙관론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핵심 내용은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것이며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해지고 있는 단기적인 압력이다"라면서"이는 의회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추가 조치를 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이 취임 이후 경기를 부양하든, 연준이 추가 조치를 하든 달러화의 궤적은 꽤 분명하다"면서 "달러화는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6시 2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