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빠른 확산 우려에 백신 기대가 맞선 가운데 20년물 입찰이 부진해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8bp 오른 0.880%를 기록했다. 장중 0.8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0.17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6bp 하락한 1.618%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9.7bp에서 이날 70.5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잇단 코로나19 백신 낭보 속에서 미 국채수익률은 전일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장 초반만 해도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 악화, 재정 부양책 부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원 기대 등이 더해져 미 국채수익률은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20년물 입찰도 부진하게 나오자 낙폭을 회복했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상승세로 방향을 정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19 백신이 95%의 예방률을 보인다는 최종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주 90% 이상 효과가 있다는 중간 결과를 내놓은 지 일주일여만이다. 모더나도 이틀 전 94.5%의 예방 효과가 있다는 백신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화이자는 수일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27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입찰 수요는 약했다. 시장 거래 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발행 금리가 결정됐고, 응찰률도 6개월 평균보다 낮았다.

백신 전망은 밝아졌지만, 내년까지 널리 보급되지 않을 수 있고 당장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코로나19 확진자, 입원 환자 수가 우려를 키운다. 수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단기적으로 미국의 추가 활동 제약 가능성도 커졌다.

미 의회의 민주당과 공화당 재정 부양책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아 여전히 교착상태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 더 작은 규모라도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생겨났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국채 매입 프로그램에서 장기물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연준이 나서 시장에 안전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단기적으로 시장은 백신을 둘러싼 행복감에 맞서 계속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에 적응하고 있다"며 "20년물 입찰도 시장에 영향을 더 끼쳤다"고 말했다.

캔토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금리 전략가는 "간밤 국채시장 랠리를 되돌린 데는 화이자의 백신 효능 소식, 신규 국채 공급 확대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TS 롬바르드의 스티브 빌리츠 분석가는 "여전히 눈앞은 혼란스럽지만, 얼마나 커질지는 알 수 없다"며 "정부가 연말 이전에, 아니면 봄에 또 다른 부양 패키지를 내놓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경기 회복 속도를 결정하고, 장기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럴 경우 정부 차입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 경우 연준은 조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김 루퍼트 매니징 디렉터는 "신규 국채 공급과 함께 위험 수요가 더해져 국채시장이 부담을 줬다"며 "약한 입찰 결과는 약간 비관적인 전망을 더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듀레이션이나 매입 규모 확대를 통해 QE를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현재로서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 근처에서 상단이 막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백신과 확진자 급증 등 두 가지 다른 이야기 속에서 살고 있다"며 "백신은 우리를 정상으로 되돌리고 주식을 매수하게 하지만, 확진자 급증에 따라 의회와 연준에서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하는데, 그래서 채권을 사야 한다"고 진단했다.

에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아담 스커리 금리 펀드 매니저는 "최근 확진자수 등은 성장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매우 완화적인 통화 정책에 재정 부양이 같이 작동하고 있어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점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미라부 에셋 매니지먼트의 게로 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크게 보면 팬데믹의 디스인플레이션 효과가 인플레이션 효과를 능가한다"며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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