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즉석밥 시장이 혼밥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새로 시장에 진출하는 후발주자들이 늘고 있다.

제일제당의 '햇반'이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즉석밥 시장에서 경쟁 구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인 11번가와 유통업체 홈플러스가 즉석밥 시장에 새로 뛰어들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일 자체브랜드(PB) 즉석밥인 '시그니처 햅쌀밥'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홈플러스 인터넷몰 기준 상품평이 대부분 별점 5점을 기록하고, 재구매를 하겠다는 소비자들의 평가도 많다.

이 제품은 국내산 햅쌀을 사용해 갓 지은 밥의 풍미를 살린 점이 특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제조했고,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해 먼지나 미생물 등 부패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을 차단한 전용 클린룸에서 포장했다.

11번가도 지난달 말 즉석밥 제품인 '갓반'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 제품은 경기도 김포지역 농가와 손잡고 만든 제품으로, 오픈마켓에서 즉석밥을 내놓은 것은 11번가가 처음이다.

11번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급성장하고 있는 즉석밥 시장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높은 사용자들의 평가 등에 힘입어 출시 이후 5일 만에 초기 물량이 매진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그룹도 즉석밥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하림은 전북 익산에 종합식품단지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건설 중이다.

이 공장에서는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할 예정으로, 즉석밥 생산 설비도 들어설 예정이다.

하림의 즉석밥은 전북 익산에서 생산하는 햅쌀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익산시와 손잡고 즉석밥 가공용 쌀 생산단지 350헥타르(㏊)를 확보하기도 했다.

하림 관계자는 "현재 즉석밥 생산을 위한 공장을 건설 중인 상황으로, 즉석밥 제품을 언제 출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후발주자들이 속속 즉석밥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은 시장 규모 자체가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들이 햇반의 점유율을 이기기는 어렵지만, 시장이 커지고 있고, 즉석밥이 반복 구매를 하는 제품이라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1인 가구와 혼밥족 문화가 확산하면서 즉석밥과 도시락 구매가 커졌고, 올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지난 1년 새 시장 규모가 10% 넘게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즉석밥 시장 규모는 2천12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즉석밥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것은 제일제당이다.

제일제당이 1996년 12월 햇반을 출시했을 때만 해도 상품성을 확신하는 이들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고성장을 이루며 초창기 70억원 수준이던 시장 규모는 2006년 1천억원대까지 늘었다.

농심과 오뚜기 동원F&B 등 다른 식품업체들은 2000년 들어서야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농심은 2016년 제일제당에 생산설비를 매각하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지난해 기준 햇반의 시장점유율은 71%다.

오뚜기(28.2%)와 동원F&B(0.9%)가 뒤를 잇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햇반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높고, 2위와도 격차가 커서 순위를 뒤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등으로 시장 파이 자체가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에게도 먹거리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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