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한종화 기자 = 국고채 30년물이 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스트립 원금채 수요는 저조한 모습을 보여 채권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원금채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로 원금채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의 증가와 보험사의 풍부한 자금 사정, 이에 따른 원금채의 단점 부각 등을 이유로 지목했다. 스트립채권은 이표채의 원금과 이자를 분리해 이를 각각의 무이표채권으로 만든 상품이다.

1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국고채 30년물(20-2호)은 10년이나 20년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률 곡선상 장기구간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

그런데 지표 채권의 인기와는 대조적으로 20-2호의 스트립 원금채에 대한 수요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10월 들어 현재까지 20-2호의 스트립 원금채에 대한 보험·기금의 순매수액은 2천660억 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 보험·기금은 당시 지표물인 19-2호의 스트립 원금채를 7천600억 원 순매수했다.

올해 10~11월 30년 지표물 공급량이 7조2천210억 원으로 작년 4조1천740억 원보다 3조 원 넘게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원금채 수요가 크게 감소한 셈이다.

보험사의 채권 운용역들은 실제로 원금채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며 공사채 등 국고채 이외에 살 수 있는 초장기물이 증가했고, 본드포워드라는 대체 수단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자금을 쓰지 않고 듀레이션을 늘릴 수 있는 본드포워드라는 방법이 있고, 공사채 등 다른 30년물도 많아 원금채 수요가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0월 처음으로 30년 만기 주택저당채권(MBS)을 발행했다. 이밖에 10월부터 현재까지 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도로공사 등 국책은행과 공기업이 3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또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30일부터 보험사가 본드포워드 계약에 의한 채권 매수로 자산 듀레이션을 늘릴 수 있도록 인정해주고 있다.

대체 상품이 많아지자 원금채의 단점은 더욱 부각됐다. 원금채는 일반 채권보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만기까지 이자가 없어 현금 흐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30년물 원금채를 사면 2050년까지 돈이 묶이게 된다는 얘기다.

다른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스트립 원금채는 만기에 현금이 일시에 돌아와 30년 동안은 현금 흐름이 없다"며 "보험사들의 수입 보험료가 줄고 있고, 자금을 회전시킬 필요가 있는데 원금채에 너무 쏠리게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해외투자의 감소로 보험사의 원화 채권 투자 여력이 커졌고, 이에 따라 굳이 자금을 아끼기 위해 원금채를 살 필요가 없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보험사가 해외 대체를 못해 자금이 남으니 원금채 대신 명목 국채를 많이 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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