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본격화하면서 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에서는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불가피하게 중복 노선 정리와 사업 효율화 과정에서 인적 구조조정이 필수적으로 동반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동요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도 정부가 구조조정을 막을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반발한다.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겠다고 한 상태여서 인수 과정의 난관이 예상된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직원 수는 각각 2만여명, 1만여명에 달하며, 이중 중복인원은 800~1천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공통으로 운항하는 노선은 48개며, 대한항공만 운항하는 노선은 53개,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하는 노선은 14개다.

이 중 '알짜' 미주·유럽 노선의 경우 1~2곳을 제외하고는 아시아나항공과 모두 겹친다.

항공업계에서는 국적 항공사 간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선 노선 조정과 운용 효율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 국제선 운항이 90% 감소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도 순환 휴직을 진행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인한 항공업 업황 개선 시점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번 M&A가 중복 인력 조정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위기의식이 직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특히 피인수 기업인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경우 구조조정의 주도권이 산은과 한진그룹에 있어 불안감은 더욱 크다.

산은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진행할 경우 현 경영진이 의무위반으로 징계를 받아 경영 퇴진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고용을 유지한다는 원칙 속에서 신규 노선 개척과 항공 서비스의 질적 제고를 추진하고, 여유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통합 이후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산은이나 한진그룹의 구상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동종 업계 인수는 중복 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인수를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정부에 노사정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고, 노사정이 만나 M&A를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정부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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