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바이든 정부 출범 후에도 수출 등 사업환경이 트럼프 정부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환율이 중요 변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업들은 전망했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바이든 정부 출범의 산업계 영향과 대응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에서 수출 등 전반적 사업환경 변화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65.3%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답했다.

'개선될 것'으로 보는 기업은 32.0%였고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바이든 당선으로 업계에서 트럼프식 일방주의 후퇴, 글로벌 통상환경 안정화를 기대하면서도 미국산 우대 등 자국우선주의 지속에 대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복합적 현실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미국의 친환경투자와 경기부양 수혜가 기대되는 2차전지, 가전, 석유화학에 대한 사업 환경 개선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미국산 사용이 강화되고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기계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두웠다.

사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글로벌 무역규범 가동'(42.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친환경 등 새로운 사업기회 부상'(27.1%), '정책의 예측가능성 제고'(20.8%),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9.4%) 순서였다.

미중 통상마찰도 과반이 넘는 기업(61.0%)이 '트럼프 때보다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다자무역체제 회복과 재정지출 확대, 2조 달러 규모의 친환경투자 등이 기회요인으로 평가됐다.

이에 기업의 37.3%가량은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바이든 당선 변수를 반영 중이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역점을 두는 친환경정책에 대해서는 10곳 중 4곳 기업이 '대응역량을 갖추지 못하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특히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이 국제유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큰 장이 펼쳐지는 친환경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대응역량을 높이는 한편 유가 상승 등 파급영향에도 대비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대미수출을 좌우할 중요변수로 '환율 변동(42.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가파르게 내려가 수출경쟁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 환율은 1,103.8원으로 마감돼 2018년 6월 15일 1097.7원 이후 2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9월 초 1,190원에 비해서도 80원 넘게 하락했다.

바이든이 공약한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 환율하락이 더 확대될 수 있어 수출기업의 고민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 친환경 트렌드 등 성장 기회를 적극 활용하면서 환율변동, 탄소절감 등 위기 요인에 대해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협력채널 구축과 세부전략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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