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위기 가능성 작게 봐…백신에 더 주목

연준, 안전망 역할 할 것이라는 기대 유효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일부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올해 말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예상과 달리 크지 않았다.

2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재무부의 결정 뒤 연준이 곧바로 이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음에도 20일 신용 스프레드는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 안전자산 역할을 해온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금리가 하락하긴 했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5% 하락했으며, S&P500지수는 0.68% 떨어지는 데 그쳤다.

캐피털 이코노미스트의 올리버 존스 이코노미스트는 재무부의 발표에 시장이 놀라지 않은 데는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로 경기 회복 가능성에 더 큰 주안점을 두고 회사채나 지방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므누신 장관의 발표에 시장이 매우 제한적인 반응을 보인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해당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가 안전망으로써의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사라질 경우 시장의 스트레스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2012년 7월 유로존 부채 위기가 절정이던 당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필요하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발언으로 시장을 안정시켰다.

이 발언은 두 달 뒤 무제한 국채매입프로그램(OMT)으로 현실화했다.

OMT는 ECB의 기존 국채매입 프로그램(SMP)을 대체한 프로그램으로 유로존 회원국의 요청이 있을 때 해당국의 국채를 1~3년물 중심으로 무제한 사들인다는 게 골자다.

OMT는 발표 이후 국채매입을 요청한 나라가 없어 실제 실행되지는 않았으나 발표만으로도 유로존 재정위기를 정점에서 끌어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준에 몸담은 바 있는 코너스톤 매크로 리서치의 로베르트 페를리 공동 창립자는 트위터를 통해 연준의 긴급대출 프로그램은 상황이 잘못될 경우 방어막으로써의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목할 점은 연준은 해당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더라도 다시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존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실제 안전망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지 않고 있는 것도 시장 반응이 조용했던 또 다른 이유라고 판단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해당 프로그램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존스는 코로나19 위기에서 정책당국자들과 투자자들이 배운 교훈이라면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들이 시장 방어막 역할을 하기 위해 빠르고 단호한 결단을 내려 이를 성공시켰다는 점이며 "투자자들이 므누신의 결정으로 이러한 교훈을 잊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이 닥치면 중앙은행이 위험자산을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으며 이것이 금융시장에 남긴 코로나19의 중요한 유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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