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소형주와 가치주 위주로 강세 흐름을 이어가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비트코인도 올라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리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한 달간 45% 급등하며 주말 사이 1만8천달러선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이 1만8천달러를 웃돈 것은 약 3년 만으로, 시가총액 규모로는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종종 설명하기 어려운 대형 움직임을 보이지만, 이번 랠리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 차원으로 풀이됐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는 향후 경기 회복기에 물가가 적당한 수준까지 완만하게 오르는 것을 예상한 시장 거래를 뜻한다.

비트코인은 금과 마찬가지로 유한한 공급량 때문에 일정 부분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들어 물가 상승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과 미국 대선 결과가 맞물리며 미국 주식시장에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촉발됐다. 일부 투자자는 최악의 팬데믹을 지나가고 인플레이션이 회복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분명한 반대 견해를 내놓았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에드워즈 이코노미스트는 "겉보기에 무한할 것으로 보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탄알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닌, 연준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인플레 기대가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비트코인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금값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것을 투자자는 주목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의 일차적인 헤지 상품은 생각만큼 뛰어오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990년대 일본과 비슷한 디플레이션 악몽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재연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디플레이션은 최악의 경우 자체적인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경기 침체기에 소비가 줄면 기업이 투자를 줄여야 하고, 이는 실업률을 높이고 소비를 전면적으로 억제한다. 당연히 주식시장에는 좋은 재료가 아니다.

연이은 백신 관련 소식에도 코로나19의 2차 봉쇄 조치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관측이다.

에드워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물가 지표가 유로존의 근원 인플레이션 수준인 0.2%로 수렴할 것"이라며 "놀랍게도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와 같이 부채가 가장 많은 국가 중 일부는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베팅으로 수익을 내는 증시 거래에 분명하게 반대한다"며 "지금 인기 있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는 빨리 뒤집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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