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잇따른 긍정적인 결과에 집단 면역 전망이 밝아진 데다,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낙점됐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9bp 상승한 0.85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2bp 오른 0.16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1bp 상승한 1.562%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6.7bp에서 이날 69.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 다시 백신 개발 기대, 위험 선호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여러 백신이 광범위하게 공급되면 집단 면역을 갖추고, 정상으로 복귀도 빨라질 수 있다.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급속히 물러났고, 전 세계 증시는 상승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재무장관에 옐런 전 의장을 선택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온 뒤 국채수익률은 상승폭을 더 확대했다.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으로, 무난하게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은 악화일로인 코로나19 확산 사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활동 제약과 백신과 치료제 기대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평균 70%였다고 밝혔다. 앞서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이 94.5%의 예방 효과를 보였으며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엔테크는 95%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공개한 바 있다.

지난 주말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의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 박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 후 24시간 이내에 백신을 각 주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의 70% 정도가 면역력을 갖는다면 집단면역이 일어날 수 있는데, 우리 계획에 따르면 5월쯤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다"며 "다음달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되돌림 움직임도 강했다.

11월 중순 백신 기대로 장중 1%에 육박했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코로나19 재확산, 미 재무부의 긴급대출프로그램 연장 거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장기물 매입 전환 기대 속에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특히 장기물 국채수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 지난주 10년물의 경우 8월 21일 이후, 30년물은 6월 12일 주간 이후로 가장 낙폭이 컸다.

이번주 미 국채시장이 목요일 추수감사절 연휴로 휴장하고, 금요일 조기 폐장하는 등 거래일이 상대적으로 짧다.

미 재무부가 이날 실시한 2년물과 5년물 국채 입찰은 엇갈려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5년물에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요가 확인됐지만, 2년물에는 비교적 강한 수요가 나왔다.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연속 상승하고 있는 유가와 에너지주에도 집중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 가속으로 이어져서다. 이는 채권에는 약세 요인이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벤 제프리 채권 분석가들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촉발한 유례없는 규모의 글로벌 침체에서 12월 백신이 시작될 수 있다는 지난 주말 초고속작전 팀의 발언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속도라면 2021년 2분기 미국의 면역률이 70%에 이를 수 있고, 여름을 앞두고 집단 면역을 이룰 뚜렷한 가능성이 있다"며 "백신 관련 낙관론이 계속해서 팬데믹의 암울한 겨울 현실에 상쇄되고 있는데,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런 대결의 영향이 2020년과 2021년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 금리 전략 대표는 "투자자들은 주가와 상품 시장이 상승함에 따라 초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서 나가고 있다"며 "특히 연준의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주요 기관 최고 운영진에 상대적인 온건파 라인업을 선택할 것이라는 신호를 줬던 조 바이든 당선인의 내각 구성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바이든이 어떤 흥미롭거나 논란을 일으킬 만한 선택을 한다면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이 지명자가 승인을 받아야 해서 일부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롱보우 자산운용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최고경영자(CEO)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잘 알려진 인물은 위험시장에 잠재적인 호재"라며 "다음 경기 부양책을 통과하는 데 의회보다 재무부가 더 중요한데, 거대한 장애물이 제거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저스틴 호겐도른 채권 전략 대표는 "옐런 소식에 시장이 보인 첫 반응은 주식에 긍정적, 국채수익률 상승에 긍정적이었다"며 "더 많은 성장, 약간 더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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