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에 필요한 절차에 협력할 것을 지시해 위험 선호 속에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4bp 상승한 0.881%를 기록했다. 장중 0.888%까지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1bp 내린 0.162%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1bp 오른 1.603%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9.4bp에서 이날 71.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낙관, 바이든 행정부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 낙점에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권 이양도 이뤄질 것으로 보여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는 줄었다. 증시는 초강세를 이어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30,0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연방총무청(GSA)은 바이든 당선인 측에 정권인수 절차 개시에 준비돼 있다고 통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수 업무 협력 의사를 밝혀 대선일 20일 만에, 지난 7일 대선 패배 보도가 나온 후 16일 만에 바이든의 정권인수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선 패배 결과에 불복해 소송전 등을 벌이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에 필요한 절차에 협조하지 않도록 했다. 이런 상황이 길어져 경제와 시장에 더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완화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재무장관으로 선택한 데 대해서도 시장은 만족감을 표했다. 옐런이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경기 부양을 주장할 것으로 기대해서다.

당장 코로나19에 대응한 연준의 긴급대출 프로그램 연장 거부를 옐런이 되돌릴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스티브 므누신 현 재무장관은 연준이 원했던 연장을 거부하고 지난주 이 프로그램에서 연말 대출이나 자산 매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연준과 재무부가 올봄에 내놓은 일련의 신용시장 안전장치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의 채권 매입이 잘 작동했으며 프로그램 규모를 조정하는 데 열려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560억 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강한 수요가 나왔다. 다만 응찰률은 2.37배로, 6개월 평균인 2.44배보다 낮았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현 행정부에서 다음 행정부로 공식 정권이양이 시작됐다"며 "추가로 지연될 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험과 관련된 시장의 소음을 줄였다"고 말했다.

SYZ 프라이빗 뱅킹의 룩 필립 대표는 "마침내 질서 있는 정권 전환 과정이 시작된다는 의미여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지난 2~3주 동안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알리안츠의 에릭 바탈론 자본시장 리서치 글로벌 대표는 "옐런은 경제에 하방 위험을 최소화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며 "위험시장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에버코어 ISI의 스탠 시플리 채권 전략가는 "보다 가까워진 경제 회복에 대한 희망에 힘입어 투자자들이 더 위험한 상품과 주식을 위해 안전 피난처인 미 국채를 버리고 있다"며 "85나 88bp의 수익률로 10년물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고,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수익률을 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즈호 증권의 로버트 야거 선물부문 디렉터는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으며 모든 것이 현재 훨씬 더 좋아 보인다"며 "옐런은 재정과 통화 부양이 포함된 초대형 부양 패키지를 얻기 위해 현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협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퍼리스의 톰 시몬스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목요일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시장 포지셔닝도 한 요인이 됐으며 아무도 큰 숏 포지션을 유지하길 원치 않는다"며 "7년물 입찰은 꽤 잘됐지만, 전일 5년물 입찰은 평소보다 약간 약했다"고 진단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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