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메리츠화재보험이 오는 2023년 도입될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단행한 뒤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도 나서면서 선제적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전날 1천5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메리츠화재가 영구채를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리츠화재는 그간 후순위채를 주로 활용하며 RBC비율을 관리해왔다.

이번 영구채의 발행금리는 연 3.9%로 결정됐다.

특히, 이번 1천억원 수준의 영구채 발행에 나서면서 메리츠화재의 최근 1년간의 자본확충 규모는 총 6천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월 2천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은 뒤 올해 2월에도 1천500억원 규모를 추가로 발행했다.

당시 업황 악화로 보험사 후순위채에 대한 투자심리도 크게 악화한 상황이었지만, 메리츠화재는 실적 감소세를 겪고 있었던 다른 보험사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두 차례의 수요예측에서 모두 '완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자보 손해율 악화로 일부 손보사들이 적자로 전환하는 가운데서도 전년대비 28.4% 오른 3천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후 메리츠화재는 이달 5일 1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올해 6월 말 기준 227.18%였던 RBC비율을 5.8%포인트(p)가량 개선해 23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영구채를 통한 자본확충 효과까지 추가로 고려하면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손보업계 평균인 24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후순위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데다, 후순위채의 경우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자기 자본에서 제외되는 만큼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새 제도 도입이 다가오면서 향후 자본확충에 대한 니즈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될 경우 보험부채가 급증하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보험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유상증자 등을 활용해 올해만 2조원 이상의 자본을 추가로 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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