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부터 주식시장 출렁…주식시장을 평가지표 삼기도

"바이든 취임 이후에는 다소 지루할 것" 전망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월가 친화적이었다고 자찬했음에도 월가 투자자들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일가들의 트위터 등 관련 소셜네트워크 계정 연결을 털어내고(unfollow)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지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트위터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지난 4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직을 이용해 기업을 칭찬하거나 질책했고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고조시켰으며 공식 발표에 앞서 미국 경제의 좋은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시장 변동성을 일으키는 단 하나의 원천이 되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시작부터 출렁거렸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자 주식시장 선물은 5% 빠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안에 서명하자 2017년 S&P500지수는 19.4% 상승했다. 2018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언급하면서 그해 1분기에는 주가가 10%, 4분기에는 20%가량 하락했다.

어떤 경우에는 트럼프의 트윗이 좋던 시장 분위기를 하락하게 만들기도 했다.

미중 무역협상 이틀째였던 지난 2018년 12월 4일에는 트럼프가 자신을 '관세인'(tariff man)이라고 부르며 관세를 무기로 중국을 압박하자 주식시장은 3% 이상 빠졌다. 2019년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계획을 포기하며 주가가 29% 올랐지만, 무역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계속 투자자들을 흔들었다.

트럼프 지지자였던 스트레이트가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제이슨 드세나 트레너 수석 투자전략가는 "그가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지 않았다면 주식시장은 더 강했을 것"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에 있어 그에게 좋은 평가를 주지 않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들은 최소한 공개적으로는 개별 기업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지난 1962년 물가상승률이 문제가 됐을 때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US 스틸을 지명하며 가격 인상을 비난했다. 이후 철강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시작됐고 이는 투자자를 자극해 심각한 시장 하락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식 투자가 보편화됐음에도 로널드 레이건이나 빌 클린턴과 같은 주식시장 호황기의 대통령도 기업이나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랐다.

그는 주식시장을 일종의 실시간 성과 평가 지표로 생각했다. 취임 이후 200차례 이상 주식시장에 대해 언급 혹은 재언급했고 그의 행정부 하에서 시장 성과에 대해 언급하는 성명을 여러 차례 냈다.

지난해 12월에는 "역대 주식시장 기록을 모두 깼다"며 "2016년 선거 승리 이후 135번째다. 고맙다"고 트위터에 남겼다.

주식 시장이 하락했을 때는 연준, 하원 민주당, 뉴스 매체 등 자신이 정치적 반대자라고 생각하는 진영의 책임인 것처럼 틀을 짰다.

미국 대형기업에 대한 공개적인 위협도 있었다.

아마존에 대해서는 세금 문제와 미국 연방 우체국과의 거래 문제로, 제너럴 모터스, 포드, 캐리어,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의 계열사에 대해서는 공장 폐쇄 문제로, 록히드 마틴, 보잉과는 대통령 전용기 가격을 두고 대립했다.

대통령의 경제에 관한 언급을 자료로 수집해 온 텍사스 A&M 대학의 B 댄우드 교수는 "그는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에서는 특이한 사람이다"며 "트럼프만큼 주식시장을 강조할 대통령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베스코의 수석 글로벌 시장전략가인 크리스티나 후퍼는 "이번 행정부에서는 아주 많은 재료가 있었다"며 "지난 대통령들에게서는 이만큼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이후에는 시장이 아주 다르게 느낄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퍼 전략가는 "투자자, 시장 감시인들이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불평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소 지루할 것이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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