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한국은행의 11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환율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시선도 집중됐다.

총재가 환율 변동을 경계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1,100원 '빅 피겨(큰 자릿수)'를 눈앞에 둔 달러-원 환율의 하락이 주춤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 금통위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로 동결했다.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한은의 금리 동결이 외환시장에서 예상됐던 만큼 금리 동결 자체는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달러-원 환율은 금통위의 금리 동결 전후로 2원 안팎의 하락세를 유지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후 열린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 집중됐다.

최근 외환 당국의 경계감만이 달러-원 환율의 급속한 하락세를 막을 재료로 꼽히면서 총재의 발언에 환율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을 수 있어서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가 급속하다면서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원화 환율이 주요 통화 대비 빠른 속도로 하락한 점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의 하락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 지표와 미 대선 이후에 투자 심리가 개선된 점도 있지만 쏠림 현상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일부 시장 심리의 쏠림 현상도 더해졌다고 판단한다"며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른 만큼 움직임을 더 주의 깊게 보고 있고 혹시 쏠림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의 발언은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를 위안화와의 디커플링 해소 과정으로 인식했던 지난 금통위 기자간담회 발언에 대비해서는 다소 경계의 강도가 높아진 수준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총재도 우선 환율의 지나친 하락에 대한 경계 발언을 내놓은 만큼 시장의 숏 플레이가 어느 정도 억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한은 총재가 환율의 급격한 변동이 일어나서는 안 되고, 환율 급락이 수출에 어느 정도는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표시한 만큼 시장에서 숏 플레이를 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개입 경계감이 워낙 강하다 보니, 숏 포지션을 구축했다가 손절이 나올 수 있다는 심리에 포지션 플레이가 제한될 듯하다"며 "이제는 당국이 하단을 막느냐가 중요해진 시점 같다"고 말했다.

환율이 1,100원 빅피겨를 하향 돌파하는지 여부는 당분간은 당국의 의지에 달린 듯하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1,100원 빅피겨는 오로지 당국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며 "1,100원이 깨진다는 의미가 꽤 크기 때문에, 위안화가 6.5위안을 깨고 내려가기 전까지는 당국도 최대한 1,100원 선을 막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당국도 계속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기적인 리스크 온, 달러 약세와 외국인 증시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 환율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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