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은행이 내년도 3%대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자 채권시장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전망대로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 조기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2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3.0%로 0.2% 포인트 상향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마이너스(-) 1.3%에서 -1.1%로 올렸다.

기저효과에 가파른 성장세는 예상했지만, 한은도 3%대 성장률을 제시하자 시장 참가자들은 놀라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팀장은 "3%대 숫자는 이례적이다"며 "실제 이러한 성장세가 나타나면 금리 인상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3%대 성장률이 실현된다면 지난 2017년(3.2%) 이후 4년 만이다.

빠른 경기 회복 기대에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이른 시점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연준은 2023년까지 장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개발 등에 힘입어 경제 회복세가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2022년 초반에는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작될 것이다"며 "한은은 인플레이션 타겟팅을 거의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방역 등 보건 환경이 양호하고 제조업, IT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 대만과 함께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상)가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보다 먼저 나올 수 있는 국가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2022년 상반기 중에는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채권시장은 한 번(25bp)보다는 2회 수준을 프라이싱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시장금리에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이 녹아들었다고 판단했다. 전일 국고 3년 민평금리는 0.985%로 기준금리(0.50%)보다 48.5bp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올해 대략 -1%와 내년 3% 성장률이라 보면 연평균 1% 성장률 정도라 할 수 있다"며 "이에 비하면 현재 시장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문제는 수급이다"며 "한은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경기 대응을 하다 보니, 금리가 이처럼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2022년 상반기 정도 인상은 이미 국고 3년 금리가 반영했다고 본다"며 "금리가 여기서 더 오르면 매수할만하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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