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기업용 메신저 슬랙 인수 논의 중인 세일즈포스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한판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일즈포스의 슬랙 인수는 아직 무산될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성사될 경우 기업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데이터 분석, 고객관리, 소통 등 모든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틈새시장에서 번영을 누렸던 세일즈포스는 불가피하게 이 분야의 강자인 MS와 한판 승부를 피할 수 없다.

MS와 세일즈포스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MS는 세일즈포스를 인수하려 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

이듬해인 2016년 두 회사는 기업용 SNS인 링크트인 인수를 두고 격돌했는데 MS의 승리로 끝났다.

세일즈포스는 감독 당국에 MS의 링크트인 인수가 반독점 규제에 어긋나지 않는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거래는 규제당국의 조사를 통과했다.

한때 MS가 인수하려 했던 슬랙 인수는 세일즈포스의 최고 경영자인 마크 베니오프에게는 복수의 일종인 셈이다.

MS는 슬랙 인수 실패 이후 자체적으로 직장 협업 툴 '팀스'를 출시했다.

슬랙의 최고경영자인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올해 초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우리를 죽이려 한다"고 말했다. 슬랙은 유럽연합에 MS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팀스를 밀어붙인다며 독점행위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

슬랙이 강점을 지닌 고객관리 분야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어도비는 이달 들어 마케터를 위한 플랫폼인 '워크프론트'를 1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MS는 경쟁 상품인 '다이내믹스'를 밀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세일즈포스가 시장 점유율 20.1%로 가장 앞서고 있고 MS의 다이내믹스는 2.6%에 그쳤다.

하지만 MS의 위용은 막강하다. 지난해 기업용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소비자 대면 사업 등에서 MS는 1천4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MS의 매출 규모는 세일즈포스의 연간 매출액의 아홉 배에 달했다. MS의 시가총액은 1조6천억 달러로 슬랙과 세일즈포스를 합산한 시총의 여섯 배에 달했다.

세일즈포스의 베니오프 CEO는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21년 전 세일즈포스를 창업한 베니오프는 지난해 150억 달러를 주고 데이터분석 플랫폼인 타블루소프트웨어를 인수했다. 한해 앞서는 50억 달러를 주고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제공회사인 뮬 소프트를 인수했고 올해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블로시티를 인수 중이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지난 2016년 기계학습 앱을 만드는 프리딕션IO를 인수했고 다른 기계학습 회사인 민하시와 템포AI 두 곳도 인수했다. 2014년에는 이 분야에 특화한 릴레이트IQ라는 회사도 인수했다.

투자자들은 베니오프의 이런 행보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2016년 트위터 인수를 시도했을 때 투자자의 거센 반발로 베니오프는 한발 물러서야 했다. 슬랙의 경우 세일즈포스의 사업 주류와 가깝지만 170억 달러의 시가총액은 부담스럽다.

지난 25일 세일즈포스의 주가는 5.4% 떨어진 246.82달러였지만 슬랙의 주가는 38% 오른 40.70달러였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세일즈포스의 대형 인수합병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회사가 내부로부터 성장을 끌어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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