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일본 통신사업자인 소프트뱅크의 5G 기지국 투자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2위 통신사업자인 KDDI의 5G 장비 수주를 받은 바 있으며, 3위 사업자인 소프트뱅크의 수주도 받아 일본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3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오는 2030년까지 2조엔(약 21조3천600억원)을 투자해 5G 기지국을 35만 개로 증설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먼저 현재 1만 개 미만인 5G 기지국을 내년까지 5만 개로 늘린다.

이어 오는 2025년까지 기지국을 20만 개 이상으로 늘려 소프트뱅크 가입자들이 전국에서 5G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3위 통신사업자 소프트뱅크가 5G 투자에 나서기로 하면서 차세대 통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바빠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주도로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육성해 왔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조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5G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3년간 25조원을 투자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지난해 첫 현장 경영 행보로 경기도 수원사업장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하면서 통신장비 사업 육성에 힘을 실었다.

미국과 아시아, 유럽 등의 글로벌 ICT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통신장비 마케팅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통신사들과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한 데 이어 미국에서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에 5G 공급계약을 했다.

일본에서는 2위 통신사업자 KDDI와 장비 계약을 한 바 있다.

특히 일본 시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도쿄(東京)를 찾아 NTT도코모, KDDI와 5G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일본은 중국, 미국, 인도 등을 제외하고 인규 규모나 경제력, 국토의 넓이 등에서 가장 큰 5G 통신장비 시장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찬을 함께 하는 등 친분을 쌓아왔다.

그러나 일본 현지 상황은 녹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5G 통신장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잇단 수주에 성공했지만, 일본 1위 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 수주전에서는 탈락했다.

일본 이통사들은 미국 수출 규제로 화웨이 제품을 쓰기 어려워지자 NEC, 후지쓰 등 자국 통신기기 업체에 발주를 늘렸다.

특히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들은 일본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혐한 분위기에 밀려 수주전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에서 '한국 기업은 키워주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거세다"며 "일본 이통사들이 기술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자국 기업에 수주를 줘서 키우거나, 자국 기업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경우에는 삼성전자가 아닌 에릭슨을 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일본 기업들은 물론 화웨이, 에릭슨과 함께 3대 통신장비 업체로 꼽히는 노키아를 제친 상태라 승산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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