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액티브 펀드만 80억달러 매수 예상

이틀에 걸쳐 편입 가능성도…변동성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테슬라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곧 편입되면서 자산운용사들과 트레이딩 데스크도 분주해졌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테슬라의 S&P500지수 편입으로 1천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인덱스 펀드들은 지수 내 더 작은 종목들을 매각해 이 자금으로 테슬라를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S&P5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액티브 펀드들이 80억 달러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매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S&P5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별도의 운용 계정들에 거래를 촉발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고파는 트레이딩 업체들의 헤징 활동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당한 규모지만,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지수 편입이 하루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주식의 하루 거래량이 7월 중순의 경우 거의 65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활발해 이 같은 거래를 커버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S&P다우존스는 최근 테슬라 편입을 12월 21일 하루 만에 할지, 아니면 이를 이틀에 걸쳐서 할지를 논의하기 위해 대형 투자자를 상대로 화상 회의를 개최했다.

여기에서 대형 자산운용사와 트레이딩 데스크들은 테슬라의 규모와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이틀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TF 운용사 디렉시온의 데이비드 마자 매니징 디렉터는 "추수감사절 연휴로 (코로나19가 확산할)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하면, 앞으로 더 크고, 더 일상화된 변동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이유로 이틀에 걸쳐 테슬라를 편입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이 테슬라의 편입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역대 편입 종목 중 가장 크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수에 편입될 경우 지수 내 비중이 최소 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S&P500지수에서 6번째로 크며 페이스북 시총을 약간 밑돈다.

테슬라의 주가는 S&P 다우존스가 지수 편입을 발표한 11월 16일 이후에도 40%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회사의 주가는 올해에만 7배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3% 상승했다.

테슬라의 주식이 편입되기 직전인 12월 18일은 '네 마녀의날'이다. 이날은 주가지수선물 및 옵션과 개별주식 선물 및 옵션의 만기가 겹치는 날로 통상 변동성이 커진다.

투자자들은 네 마녀의 날에는 거래량이 증가해 테슬라 편입 때 유동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P 다우존스와 대형 운용사들과의 화상 간담회에서는 테슬라의 편입을 두 개 분기에 나눠서 편입하자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편입 시기를 길게 둘 경우 코로나19 등과 같은 변동성 뉴스를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찰스 슈와브의 크리스 존슨 ETF 자본시장 담당 헤드는 "여러 분기에 걸친 단계적 접근은 유동성 난제에 도움이 된다"라며 중국 A주가 2018년 신흥시장 지수에 2단계에 걸쳐 편입된 것을 언급하며 "이는 좋은 선례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수 편입으로 나타나는 대규모 매수세로 테슬라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고, 이후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GMO의 벤 잉커 자산 배분 헤드는 "S&P가 일을 망치면 대가를 치르는 이들은 패시브 펀드를 담은 투자자들이다"라며 편입을 앞두고 거대한 수요가 사라지면, 테슬라의 주가는 편입 이후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1999년 12월에 S&P500지수에 편입됐던 야후는 한 달도 안돼 시가총액이 고점에 이르렀고, 이후 닷컴 버블이 붕괴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스의 주가도 2000년 7월 지수에 편입된 날에 정점을 찍고 이후 곤두박질쳤다.

두 종목은 현재 S&P500지수에서 찾을 수 없다.

FBB 캐피털 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디렉터는 "그렇게 엄청나게 오른 테슬라 주식을 사야 한다면 '5배나 오른 주식을 사야 할 정도로 바보인가'라고 의심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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