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미국 국채가격이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낭보에 경기민감주가 모처럼 상승세를 펼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하고 있지만, 미 국채 수익률은 도리어 하락하며 안전자산 선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낮은 기대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의회 상원이 이유라고 2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11월 들어 미국 주식시장은 '백신 랠리'를 보이고 있다.

대형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은 이달 23% 뛰었고, 소형주 중심인 러셀2000지수는 21% 상승했다.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크루즈선사 카니발 등도 크게 올랐다.

제약사인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소식에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경기민감주와 소형주가 상승장을 펼쳤다.

미 국채시장은 이와 사뭇 다른 흐름을 보였다.

통상 경기 낙관론이 힘을 얻고 위험자산이 랠리를 펼치면 안전자산인 국채가격은 하락한다. 그러나 27일 미 국채 30년물과 10년물은 이달 초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리걸&제너럴투자운용은 "(백신) 서프라이즈는 인플레이션이 아닌 성장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해도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기대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국채수익률과 물가연동국채(TIPS)수익률의 차이는 1.83% 수준으로 지난달 기록했던 1.92%보다 작다고 저널은 전했다.

연준이 금리 상승을 제한할 것이란 기대도 국채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고 표현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자금조달 비용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일 진행한 미 상원 투표에서 공화당이 우세한 점도 국채가격 하락을 제한했다. 백악관과 상원을 모두 장악한 민주당이 대규모 재정정책을 추진해 국채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이 작아졌다.

재정정책 규모가 줄어들면 연준이 더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도 있다.

독일 자산운용사인 DWS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작아 보이며 연준이 계속해서 행동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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