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3분기에 집값이 급등한 탓에 소득을 전부 모아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이 역대 가장 길어졌다.

1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3분위 가구(2인이상·도시가구)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15.6으로 2008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았다.

주거비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는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내집마련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PIR은 1년 전(12.8), 전분기(14.1)와 비교해도 확연히 높아졌다.

이 중에서도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이 더 멀어졌다.

연 소득(명목)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경우 서울에서 하위 20% 가격의 주택을 살 때 드는 시간은 작년 9월 15.7년이었으나 올해 9월 기준 19.0년으로 높아졌다.

저소득층이 서울 저가 주택을 사려면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도 1년 전보다 3년 이상이 더 걸린다는 의미다.

상위 20%인 5분위 가구가 상위 20%의 고가 주택을 살 때 걸리는 시간 역시 14.2년에서 15.5년으로 늘었지만 그 폭이 크지 않다.

실제 가격에서도 강남과 강북의 차이가 드러난다.

지난 9월 서울 강북 14개구 소재 주택의 중위가격은 7억5천667만원으로 전월 대비 9천만원 이상 오르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 주택 중위가격이 9월에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리브온 관계자는 "전세난이 본격화하면서 외곽으로 옮겨 매매에 나선 세입자들이 늘어나며 강북 중심으로 집값 상승폭이 컸던 것이 통계로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주택구매력지수(HAI) 역시 강남과 강북이 차이를 보였다.

9월 기준 서울 강북 HAI는 55.9로 전월보다 7.8 하락했지만 강남 HAI는 지난 8월 36.9에서 9월 39.3으로 올랐다.

주택구매력지수는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는 가구가 현재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부담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구매력이 커진다는 의미다.

즉, 강북에서는 소득으로 대출을 갚을 부담이 커진 반면 강남에서는 작아졌음을 의미한다.

이 관계자는 "강북 HAI는 1년 전(67.5)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뚜렷하다"며 "강남은 워낙 구매력지수가 낮은 곳이나 강북은 매수가 몰리면서 매매가가 오른 것이 지수 하락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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