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향후 달러화 향방에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달러화의 추세적 약세 전망이 힘을 얻는 분위기이지만, 연말과 내년 초 사이 달러화가 반등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간밤 91.4선까지 하락했다.

이는 2018년 4월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화 지수는 2018년 4월 이후 계속 90이 넘는 수준을 유지해왔다.

대표적인 위험 통화인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며 유로-달러 환율이 간밤 1.2달러대를 돌파하고, 위안화 가치가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등 달러화 약세 흐름이 심상찮은 흐름이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등 기관들이 달러화의 추세적 약세를 전망하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달러화 약세를 따라 결국 1,100원 '빅 피겨(큰 자릿수)'를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2018년 초반부터 시작됐던 미중 무역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무려 2년 반을 끌어온 달러 강세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달러화 지수가 중장기적으로 90 아래로 내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본다"며 "현재 달러화가 약간 반등하며 조정을 거치고 있으나, 전체적인 위험 선호와 약달러 추세가 훼손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더블딥 가능성, 바이든 정권의 정책 불확실성 등 여러 위험 요인이 아직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달러화가 반등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경제 지표 이연 효과로 내년 1분기에 경기가 다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며 "실물 지표에 비해 금융시장이 너무 긍정적인 해석을 하는 것 같아서, 달러화의 반등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화가 연말 반등을 시도할 경우 달러-원 환율도 1,130원 위를 보고 있다"며 "미 주가지수 하락 속도에 따라 1,140~1,160원 사이로 환율 밴드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의 대중, 외교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비 온건한 대중 정책 등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를 선반영했으나, 중국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도 크게 우호적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시장이 기대한 수준의 갈등 완화 국면이 펼쳐지지 않을 수도 있다.

글로벌 통화시장 전망 및 뷰가 지나치게 달러화 약세 쪽으로 쏠린 점도 변수다.

B 딜러는 "대부분 해외 기관과 전문가의 전망 및 뷰가 달러 약세로 워낙 쏠려 있다"며 "그러나 모든 기관이 같은 방향을 예상할 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나면 반작용의 폭이 커져서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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