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금리 14%->2% 하락…주식 투자 유인

유튜브 투자 전문가들 등장…젊은 층 대거 유입

주식 대중화 바람 일으킨 미국의 1980~90년대와 유사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브라질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도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에 반등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3월 이후 브라질 증시로 몰려든 신규 개인 투자자만 100만 명을 넘어선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브라질 대표지수인 보베스파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260만 명으로 작년 기록한 140만 명을 크게 앞질렀다.

올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이들만 100만 명이 넘는다는 얘기로 올해 개인 투자자 규모는 2년 전의 3배 수준이다.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올해 들어 브라질 증시에 상장한 기업도 25개나 된다. 이는 13년래 최대 규모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3월 저점 이후 60% 이상 올랐다.

B3 거래소의 길슨 핀켈스케인 최고경영자는 "(시장의) 성장세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브라질 주식시장은 오랫동안 국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최고 14%였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고수익의 안전한 채권형 상품을 버리고 고위험의 주식에 투자할 유인이 많지 않았다.

여기에 브라질 증시에는 투자처가 다양하지 않다. 일례로 광산업체 발리,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 등 2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지수에서 5분의 1이나 된다.

그러나 낮은 인플레이션과 연방정부의 지출 확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등으로 브라질의 투자 문화도 바뀌고 있다고 저널은 평가했다.

팬데믹으로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 8월에 2%까지 내렸다. 2016년까지만 해도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14.25%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브라질의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도 정부는 팬데믹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8.3%에 해당하는 대규모 부양책을 투입해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브라질 개인투자자들은 자칭 투자 전문가로 자부하는 이들이 만든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투자 정보를 접하면서 관련 스타들도 등장하고 있다.

올해 서른 살의 티아고 니그로는 상파울루 브로커리지 XP의 파트너로 유튜브를 통해 저가 주식을 추천해준다. 유튜브 팔로워만 400만 명을 넘는다.

올해 29살인 XP의 또 다른 파트너 애나 로라 마갈랑이스는 기업 재무제표를 분석하거나 채권 증서를 분석한 내용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그녀의 팔로워도 25만 명을 넘는다.

주식 정보가 소셜 미디어에 넘쳐나면서 사기나 잘못된 정보에 대한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의 에미코 요시나가 금융학 교수는 "때때로 개인 투자자들은 광고와 진짜 좋은 정보를 구별해내지 못한다"며 "약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주식 거래는 주로 엘리트 계층을 위한 것이었으며, 계좌 개설과 증권 거래 비용은 상대적으로 매우 비쌌다.

하지만 신생 브로커리지 업체가 증가하고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더 손쉽게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길이 열렸다.

특히 신규 투자자들의 대다수는 20~30대의 젊은 층이다.

B3 자료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 투자자의 절반가량은 25세~39세 사이의 젊은 층으로 2017년에 이들의 비중이 28%였던 데 비해 크게 늘어났다.

투자은행 BTG 펙튜얼의 마르셀로 플로라 온라인 플랫폼 담당 헤드는 브라질의 현재 모습을 찰스 슈와브나 피델리티가 주식 투자를 대중화시켰던 미국의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비유하며, 브라질 금리가 한 자릿수대를 유지하는 한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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