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아마존과 애플이 ARM 기술 기반의 자체 프로세서(처리장치)를 선보이며 오랫동안 이 시장을 점령해 온 인텔의 아성에 금이 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달 처음으로 자체 설계한 ARM 기반 프로세서인 M1을 맥 컴퓨터에 설치하겠다고 밝히며 인텔에 대한 일제 공세에 나섰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터 사업부는 지난 6월 ARM에 기반한 새로운 컴퓨터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마존은 고객들에게 해당 서비스가 인텔 기반 서비스보다 빠르고 비용은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홍보했다.

아마존은 이날 스냅챗 제조사인 스냅이 지난 6월 개시한 서비스에서 거둔 이익에 대해서도 논의했는데 트위터도 양사의 관계 확대 차원에서 같은 기술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과 아마존의 ARM 기반 프로세서를 이용한 공세는 인텔이 지배해 온 4천억 달러의 반도체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타임스는 설명했다.

또한 이번 변화는 시장의 주도권이 반도체 공급자에서 반도체 이용자로 넘어가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PC)의 최대 공급자로 부상했고 대규모 생산능력을 이용해 저가 서버용 칩을 공급하는 등 시장 지배 세력이 됐다. 하지만 2007년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한 스마트폰 칩은 만들지 않았다.

최근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에서 400억 달러에 인수한 ARM은 인텔 프로세서보다 전력 소비가 작은 프로세서를 제공했다. ARM의 이런 특징은 퀄컴과 같은 휴대폰용 칩세트 제조업체를 사로잡았다.

최근 10년간 ARM을 지지하는 진영에서는 ARM 칩세트가 모바일 환경 외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로드컴과 퀄컴은 인텔 프로세서보다 전력소비량이 낮은 데이터센터용 ARM 칩세트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PC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ARM과 논의했는데 모두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데이터센터 고객들은 비용보다도 처리 속도를 우선했고 PC에서는 MS가 ARM 기반 칩세트를 만드는 퀄컴과 협업해 노트북 등을 만들었지만 프로그램 부족으로 실패했다.

애플과 아마존의 최근 동향이 주목받는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면서 앞으로 더 빠른 속도의 x86 칩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많은 고객이 ARM 칩세트에서 운영되도록 프로그램을 재작성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텔 부사장인 리사 스펠먼은 "인텔은 20년 이상 X86 기반의 생태계를 만들어왔다"며 "우리는 소프트웨어 호환성과 고성능을 보장한다. 두 가지는 소비자와 데이터센터 고객들이 요구하는 중요한 요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ARM 기반 칩세트의 외연은 점차 확장하는 추세다.

리서치 회사인 가트너는 올해 11%인 애플과 ARM 기반 PC의 시장 점유율이 2024년에는 13.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IDC는 구글 크롬을 이용한 ARM 기반 노트북의 판매가 1년 전 4%에서 올해 3분기 11%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웨어 부분이 약점이지만 어도비와 같은 회사는 ARM 기반의 맥 컴퓨터와 윈도 노트북을 지원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과 MS 모두 ARM기 반에서 기존 프로그램이 구동하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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