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 인덱스는 전날에 이어 2년 반만의 약세를 보이는 등 위험선호 현상은 강화됐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강화된 데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50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301엔보다 0.202엔(0.19%)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2101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0714달러보다 0.00303달러(0.25%)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46엔을 기록, 전장 125.90엔보다 0.56엔(0.44%)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하락한 91.096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전날 수준을 중심으로 숨 고르기 패턴의 강세로 출발한 뒤 혼조세로 돌아섰다. 달러 인덱스는 전날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저점을 경신했다.

위험선호 현상은 전날보다 되레 강화됐다.

미국의 재정 부양책과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힘을 얻으면서다. 전날 상원에 이어 이날 하원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더는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경제에 상당한 부양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경제가 더는 필요로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때까지 상당한 부양을 제공할 것"이라며 "팬데믹의 위험에서 확실히 벗어날 때까지 낮은 금리와 연준의 도구들이 작동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재정 부양책이 연내에 타결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이어졌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민주당)은 상원의 초당파가 제시한 재정 부양책을 협상의 기초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파트너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매코널은 "민주당 지도자들이 선의로 행동하겠다는 새로운 의지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매코널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는 의회 차원의 재정 부양책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가 강화됐다.

이에 앞서 미국 상원의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초당파 의원들은 전날 1조 달러에 못 미치는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제시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펠로시 하원 의장도 전날 부양책 관련 협상 채널을 재가동했다. 지난달 3일 양측이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처음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마침내 가시화됐다. 영국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해 다음 주부터 보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연합(EU) 곧 긴급 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신 보급이 당초 전망보다 빨라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0일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가파르게 진행된 유로화 강세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유로화의 추가 강세를 제한하지 못했다. ECB가 마땅한 정책 수단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민간고용지표도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달러 인덱스 약세를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고용지표 부진이 연준의 추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나 의회 차원의 경기 부양에 대한 정당성을 제공할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부문 고용은 30만7천 명 증가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47만5천 명 증가에 못 미쳤다. 민간고용지표가 부진하면서 오는 4일 발표될 노동부의 11월 고용지표에 대한 경계심은 커졌다.

연준은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대부분 지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대부분 지역은 경제 전망도 낙관적으로 유지됐지만, 그 강도는 약해졌다는 게 연준의 분석이다.

UBS의 외환 전략가인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는 달러화 약세 모멘텀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달러화가 반등할 때마다 매도자가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즈호증권의 외환 수석 전략가인 야마모토 마사후미는 "대선 전 경기부양책이 결실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이미 한 차례 희망이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에 이런 제안들이 신속하게 합의될 수 있을지에 대해 외환시장은 회의적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레이더들은 실제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설득력 있는 실마리를 찾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노무라의 외환 전략가인 조던 로체스터는 "유로화가 투기적 포지셔닝의 차익실현과 ECB가 다음주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달러화에 대해 고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두 가지 모두 중기적으로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기 흐름 요인들이 새해에는 지속적인 유로화 강세를 지향하고 있으며, 향후 유로화는 1.25달러에서 1.30달러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가들은 ECB가 오는 10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유로화의 최근 강세를 다룰 수 있지만, 정책 입안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ECB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제약을 받고 소통에 실패하면서 일관된 방식으로 유로화에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ECB가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고, 팬데믹(대유행) 비상 구매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에도 양적 완화가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한다면 "더 효과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리스크 온 모멘텀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내년에 유로-달러 환율은 1.20~1.25달러의 범위에서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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