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정윤교 기자 = 이달 29일 공식 출범하는 티맵모빌리티의 분사를 앞두고 SK텔레콤이 추진하는 투자 유치 작업의 흥행이 예상보다 가열되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공유업체 우버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상징성에도 투자 유치 제안을 받은 국내외 사모펀드의 반응은 시큰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전략과 성장성에 대한 비전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사모펀드 등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비대면 투자설명회(로드쇼)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SK텔테콤은 국내외 사모펀드와 IT 기업 등 잠재적 재무적 투자자(FI)를 상대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를 보낸 바 있다.

SK텔레콤은 2천억∼3천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FI들과 접촉 중인데, 이달 말 예비입찰 등을 거쳐 내년 4월께 투자 유치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버가 티맵모빌리티에 약 575억원(5천만달러)을 투자하기로 한 상황에서 새로 합류하는 FI들은 20~30%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잠재적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겁지 않다는 게 IB 업계의 전언이다.

경쟁 모빌리티 기업들이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제시한 사업 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데다, 우버가 사업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해도 수익성이 담보되는 시점을 명화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 해서 택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이미 8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경쟁 구도를 깰 사업 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평가도 있다.

사모펀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곳은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티맵이 분사해서 정확히 어떻게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SK텔레콤에서 투자 제안을 받은 미래에셋대우PE와 대신PE 등은 투자 유치 검토를 잠정 보류한 상태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도 티저레터를 받았지만, 투자에 부정적인 반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글로벌 기업인 구글과 테슬라 등에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명확한 입장 표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사모펀드 중에서는 IMM PE가 초기 단계의 검토를 하는 정도다.

SK증권에서 분사한 SKS PE는 예비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SK텔레콤에서 '다운사이드 프로텍션(하방안정성)' 등의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SK텔레콤은 11번가의 기업 분할을 비롯해 티브로드 인수, 옥수수-푹(PooQ) 합병 등에서 FI를 유치하며 드래그얼롱(동반 매도 청구권)과 콜옵션 등 다양한 조건을 내건 바 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투자자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운사이드 프로텍션을 붙여주지 않는다면 나서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라며 "전략이 뚜렷하지 않고 '플라잉카' 등 다소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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