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 활용 논란일 듯

조지아주 결선 투표 앞두고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조지아주 공화당 상원 의원인 데이비드 퍼듀 의원이 임기 중에 주식 등과 같은 투자 상품에 대한 거래를 2천 회 이상 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초당적 성격의 웹사이트 '상원 주식 감시단(Senate Stock Watcher)'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년간 퍼듀 의원의 투자 관련 거래가 2천596건으로 전체 상원 의원들이 거래한 내역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퍼듀 의원의 투자 관련 거래는 대부분 주식거래였으며, 채권이나 펀드도 일부 포함됐다.

그의 거래 건수는 상원에서 퍼듀 의원 다음으로 거래가 많았던 5명 의원의 거래량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주목할 점은 퍼듀 의원이 거래한 종목들은 정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상원 사이버보안 소위원회 소속이었던 퍼듀 의원은 앞서 보안업체 파이어아이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한 해킹 위험을 경고했다. 이후 올봄 주 방위군에 이러한 데이터 해킹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 상원 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퍼듀 의원은 그러나 2016년부터 파이어아이 주식을 61차례 사고팔면서 한때 파이어아이 주식을 25만 달러가량 보유한 적도 있었다.

결국 사이버보안 문제는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이슈였던 셈이라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퍼듀 의원의 파이어아이 거래 절반가량은 그가 사이버보안 위원회에 소속돼 있는 동안 이뤄졌다.

타임스는 이 같은 사실은 퍼듀 의원이 파이어아이와 같은 회사에 대한 미공개 정보를 제공 받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간 파이어아이는 조지아주 포트 고든에서 작전을 수행한 사이버사령부와 3천만 달러 이상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조지아주는 퍼듀 의원이 소속된 지역이며 2018년 퍼듀 의원은 파이어아이 거래로 최대 1만5천 달러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퍼듀 의원은 2017년 이후 상원 은행·주택·도시 위원회 소속 위원이기도했으며 위원회 소속 기간에 위원회가 감독하는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리전스 파이낸셜 등 많은 금융 기업을 사고팔았다.

퍼듀 의원은 주식 거래에 개입하지 않고 외부 고문이 자신의 거래를 처리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타임스는 퍼듀 의원이 골드만삭스에 카들리틱스의 매각을 지시하는 등 적어도 일부 거래에서는 직접 이를 지시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타임스 등 외신들은 퍼듀 의원이 올해 초 카들리틱스의 주식 100만 달러 이상을 매각한 것과 관련해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고 보도했다.

퍼듀 의원은 올해 1월 23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제적, 보건상의 우려가 부각되자 자신이 보유한 금융기술업체 카들리틱스의 주식을 매각한 바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하고, 퍼듀 의원 등 다른 상원의원의 주식 거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지난 4월 퍼듀 의원은 돌연 자신이 보유한 모든 주식을 팔아치웠다. 금액은 거래 범위만을 공개하는 점을 고려해도 320만 달러~940만 달러 어치 정도다.

퍼듀 의원은 지난 5월 자신이 이전에 몸담은 이사회와 관련된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자신의 참모들이 더는 개별 주식을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타임스는 이러한 주식거래 활동은 이해 상충 문제를 불러일으킬 만하다고 지적했다.

법률회사 제너엔블록의 애론 쿠퍼 특별 검사는 "의원들은 브리핑과 청문회, 입법 회의, 조사 위원회, 직원들로부터 지속해서 정보를 수집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그들은 엄청난 양의 정보를 매일 접하지만, 공개된 정보와 미공개 정보 간의 경계가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검사들이 위원들의 내부자거래를 밝히는 것은 종종 힘든 싸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2012년 미 증권거래법은 의원들이 업무 수행 중에 취득한 비공개 정보로 주식을 거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미 의원들의 주식거래는 크게 줄어들었다.

퍼듀 의원의 주식거래가 주목받는 것은 조지아주 결선 투표를 앞두고 의원들에 대한 검증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퍼듀 의원의 경쟁 상대인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는 캠페인 이슈로 퍼듀 의원의 주식 거래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지난주에는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이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퍼듀 의원의 BWX 테크놀로지 거래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BWX테크놀로지는 해군에 자원을 공급하는 업체로 퍼듀 의원은 상원 해군 소위원회 의장으로 재임하기 한 달 전에 해당 기업을 매수했다.

이후 퍼듀 의원은 해당 주식을 매각하면서 1만5천 달러~5만 달러가량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는 어느 당이 상원을 장악하느냐를 결정할 중대 변수라는 점에서 퍼듀 의원의 주식 거래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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