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추진하는 2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주관사로 선정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실시하는 유상증자로는 역대급 규모로 물량 부담이 상당하지만, 랜드마크 딜로 기록될만하고 예상보다 수요가 클 것으로 예측되면서 총액 인수에 나서겠다는 증권사도 등장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대한항공에 유상증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이후 증권사들에 개별적으로 유상증자 참여를 요청했고, 주관 및 인수 능력이 있는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참여를 결정했다.

대형 증권사 중 한 곳은 2조5천억원 총액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고,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총액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이 올해 7월 실시한 유상증자 당시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이었는데, 대한항공은 이번에도 여러 증권사를 선정해 물량 부담을 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증권사들이 제출한 제안서를 검토 한 뒤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법원이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기각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도 비교적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투자 수요도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증권사들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2018년 삼성중공업이 진행한 1조4천8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넘어서 국내 최대 기록이 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 1조1천269억원 규모로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했는데, 구주주 및 우리사주 청약에 1조1천억원이 들어왔고 일반 투자자 청약에는 4조5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대한항공이 확고한 국내 1등 항공사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이후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이번 유상증자는 2조5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지만, 산은이 한진칼에 대한 5천억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집행하는 등 인수·합병(M&A) 절차가 무난히 진행되고 코로나19 백신도 공급되고 있어서 시장에서 물량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2조5천억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 신주 1조5천억원, 영구채 3천억원을 인수해 1조8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확보하고, 한진칼도 7천300억원 규모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힘을 보탠다.

대한항공의 구주주와 우리사주조합 유상증자 청약 예정일은 내년 3월4일~5일이고,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은 내년 3월 9일~10일 진행된다.

유상증자 자금을 계획대로 모집하면 내년 3월24일 신주가 상장되면서 유상증자가 마무리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사상 최대 규모여서 우려도 있으나 올해 대한항공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항공업도 내년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들이 주관사를 따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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