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빅피겨인 1,100원을 뚫고 내려온 가운데 최근 주요국 통화 대비 빠른 원화의 절상 속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서울 외환시장에 관심이 쏠렸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3.80원 하락한 1,0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14일 1,083.10원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일 글로벌 위험선호 분위기 속에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긴 했지만, 역외 위안화 환율은 아시아 장중 오히려 약세를 보이는 등 달러-원에 하락 우호적인 환경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역외를 중심으로 한 매도세에 달러-원은 1,000원대 진입 후 추가 하락 시도를 이어갔다.

환시 참가자들은 위안화나 호주달러 등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원화의 강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주요 통화 대비 원화 강세가 심한 모습"이라며 "역외 매도와 네고물량에 따라 강세가 심화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 및 통화별 상관계수(6418)에 따르면 지난 11월 달러 대비 원화는 2.58% 절상된 데 비해 위안화(CNH)는 1.69% 절상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유로화는 2.41%, 호주달러화는 4.45%, 싱가포르달러는 1.80% 절상됐다.

얼핏 원화 절상 비율이 주요국과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계열을 3개월로 확장하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지난 9월부터 달러 대비 원화는 7% 이상 절상됐다.

위안화가 3.96%, 싱가포르달러가 1.41% 절상되고, 유로화가 0.07%, 호주달러가 0.49% 절하된 것과 비교하면 원화 강세가 두드러진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 3개월 동안 원화 가치는 약 7.7% 상승하며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 통화 중 남아공 랜드화나 멕시코 페소화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절상률을 기록했다"며 "위안화나 싱가포르달러, 호주달러와 비교했을 때도 원화 강세는 유독 두드러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연말을 맞아 장이 얇은 가운데 역외매도가 집중될 경우 원화의 나 홀로 강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11월 들어 강세 속도를 조절하던 달러-위안(CNH) 환율이 6.53위안대로 하락하면서 원화의 추가 강세 동력을 제공할지 주목된다.

이미 위안화보다 빠르게 강세를 보인 원화지만 위안화 강세를 추가 하락 재료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66원대로 떨어졌다.

올해 초 165원대에서 출발한 위안-원 환율은 3월 중 182원대로 급등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168~170원 사이에서 등락을 이어왔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백신과 미국 경기 부양책 기대로 리스크온 분위기가 회복되면서 위안화도 강세를 보이는 듯하다"며 "위안화보다 빠르게 하락했지만, 위안화 강세를 추가 하락 재료로 인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달러-원이 빅피겨 돌파 후 1,080원대로 하락했지만, 연말까지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말까지의 하락세 지속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11월 중순 이후 강세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위안화와 코로나19 재확산 속 당면한 지표 둔화 우려, 12월 유럽중앙은행(ECB) 추가 완화 발표 대기, 미국의 안정적 정권 이양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배경"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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