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외환시장에서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미국 달러화에 환매수 마그마가 축적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달러 매도의 주요인이었던 미국 장기금리 하락세가 변화의 조짐을 보여 10년 만기 금리가 1%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미국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면 이를 계기로 포지션 되감기가 나타나 엔화 약세·달러 강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1월 24일 기준 투기세력의 달러 대비 엔화 순매수 포지션 규모는 4만242계약을 기록했다. 앞서 같은 달 10일에는 해당 포지션 규모가 4만1천894계약으로 2016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도 4만 계약을 넘는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순매수 포지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엔화 대비 달러 순매도 포지션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신문은 그만큼 달러의 잠재적인 환매수 압력이 높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 에셋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달러는 충분히 매도돼 왔다"며 "이 이상 달러 약세가 진행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CFTC 통계에 따르면 달러가 엔화 대비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3월 중반 이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대규모 금융완화에 나선 것이 전환점이 됐다. 그 결과 미국 장기금리는 대폭 하락했고, 미·일 금리차 축소와 함께 엔화 매수·달러 매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시세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경제 정상화를 기대한 채권 매도세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금리는 2일 한때 0.96%까지 상승(가격 하락)해 1%대를 눈앞에 뒀다.

현재 달러-엔 환율은 103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108엔대였던 3월 말부터 점차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지만 미·일 금리차가 부활하면 미국 금리 상승에 따라 엔화 매도가 우세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미국 금리 상승세에 일정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다이와에셋매니지먼트 가메오카 유지 애널리스트는 "백신 실용화에 따른 경제 정상화 기대가 높아질수록 엔화 매도가 우세해져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5~106엔대로 하락(환율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연말연시에 해외투자자를 중심으로 장기 휴가를 떠나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아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와 같은 엔화 약세·달러 강세 반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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