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주말을 앞두고 강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고용회복세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말을 앞두고 오버 나잇 리스크를 의식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국의 재정부양책 연내 타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기 보급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위험선호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16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3.886엔보다 0.277엔(0.27%)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27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449달러보다 0.00178달러(0.15%)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32엔을 기록, 전장 126.17엔보다 0.15엔(0.12%)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9% 상승한 90.765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간 단위로 1.13%나 하락해 달러화의 전반적인 약세를 반영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장중 한때 2년 반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다가 막판 밀렸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간 이어져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 타결을 눈앞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지난 주말 런던에 도착한 뒤 집중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EU 협상팀의 스테판 드 린크는 협상을 마라톤에 비유하면서 "40km 지점을 지났다"고 말해 타결이 임박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장막판 오버나잇 리스크를 의식한 매물 출회 등으로 파운드화는 0.13% 하락한 1.34370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역외 위안화는 호가를 달러당 6.51위안까지 낮추는 등 가파른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재정부양책이 연내에 의회를 통화할 것이라는 기대는 장중 내내 달러화를 압박했다.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진전된 입장을 내놓고 있어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신규 부양책 합의에 대한 모멘텀이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전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부양책 논의에 대해 "우리 대화의 어조는 일을 이뤄내겠다는 결정을 암시하는 것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11월 고용의 부진을 거론하며 긴급한 대응을 촉구했다.

매코널 대표는 전일 오는 11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예산안과 코로나 부양책에 대해 결과를 내는 데 대해 양측 모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는 등 추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는 희석됐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이날 11월 고용지표가 약간 실망스럽지만, 채권매입 등 현재의 통화정책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은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실업률이 내년 말까지 5.5%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등 고용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10일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채권매입프로그램인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규모를 2조 달러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됐다.

화이자가 공급망 문제 때문에 올해 코로나19 백신 배포물량이 당초 1억개에서 절반인 5천개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지만 외환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또 다른 백신 개발 업체인 모더나가 내년에 5억 회분의 투여분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일주일 이내에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사용을 허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험선호 현상을 뒷받침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밑돈 뒤 장막판 분위기가 급변했다. 부진한 고용지표가 의회 차원의 재정부양책 타결에 오히려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됐지만 주말을 앞두고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 노동부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4만5천 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44만명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 인피녹스의 트래이딩 헤드인 울라스 아킨실라르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했음에도 "잘 균형 잡힌 일자리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둔화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지원에 걸맞게 미국 의회 의원들이 재정 부양책을 합의하도록 자극할 것이라는 셈법"이라고 덧붙였다.

케임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시장 전략가인 돈 커런은 "외환시장의 핵심 동인은 두 가지로 좁혀질 수 있다"면서 "최근 의회가 미국의 또 다른 경기부양책을 마련할 가능성에 대한 흥분, 코로나19 백신개발이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열광이 최근 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니크레디트의 전략 연구 공동 대표인 엘리아 라투가는 "생산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과 금융위기 이전 추세를 훨씬 밑돌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은 가라앉은 탓에 주요 중앙은행들이 다가올 분기에도 매우 완화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채권 부문 대표인 에릭 브라드는 "예를 들어 백신 같은 우리가 접하고 있는 더 좋은 소식의 한 가지 요소는 위험자산의 유인을 증대시킨다"면서 "이는 미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감퇴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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