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경영상 타격을 입은 멀티플렉스 업계가 자본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실적 악화에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있는 데다, 자금조달을 위해 찾은 회사채 시장에서도 냉랭한 대접을 받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전일 실시한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쓴맛을 봤다.

희망금리밴드 최상단인 3.8%에서 겨우 10억원의 주문만 들어왔다.

인수단에 참여한 증권사와 정책금융기관이 인수할 예정이어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CJ CGV의 회사채를 사려는 투자자는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CJ CGV는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로 지난달 신용등급이 'A-'로 강등됐다.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금리 밴드도 올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CJ CGV가 발행하는 회사채의 70%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는 특수목적법인(SPV)에서 인수해 주기로 했다.

사실상 전체 금액의 1천400억원을 정부가 지원해 주는 셈이다.

이런 사정은 CJ CGV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메가박스와 롯데컬처웍스의 신용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일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컬처웍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메가박스중앙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이유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적 악화였다.

롯데컬처웍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천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5% 급감했다.

같은 기간 메가박스중앙의 매출액은 832억원으로 66.4% 줄었다.

실적 부진에 더해 차입 부담 확대 등 재무안전성도 크게 악화하고 장기적인 사업 구조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롯데컬처웍스의 경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지분을 각각 279억원과 42억원에 양수한 뒤 순차입금이 9천202억원까지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468.8%, 차입금 의존도는 70.5%에 이른다.

메가박스중앙도 지난해 성수동 신사옥에 입주하면서 차입금이 많아졌다.

현재 순차입금은 6천38억원에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747.0%와 76.1%나 된다.

멀티플렉스 업계의 불황에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나 신용도 하락까지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한기평은 "2020년 1월부터 3차 확산이 시작돼 코로나19의 영향력이 감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사업 환경이 매우 비우호적인 상황이다"며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될 경우 영업실적이 크게 부진하면서 등급 하향 압력도 높아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본확충 없이는 멀티플렉스의 재무상태가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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