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전직하하며 원화가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82.10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 한 주 동안에만 20원 이상 추락했고, 불과 석 달 전인 9월 초와 비교해서는 약 100원 떨어졌다.

물론 이 같은 원화 강세는 달러화 약세와 리스크 온(위험 선호)의 글로벌 흐름이 우리 통화시장에 반영되어온 결과다.

다만, 원화의 강세 폭이 다른 주요국의 통화 대비 가장 크고, 그 속도 또한 가장 빠른 수준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9월 초부터 이날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의 가치는 9% 이상 절상됐다. 같은 기간 위안화 절상 폭(4.94%)의 거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다. 유로화는 동일 기간 달러 대비 1.6% 절상되는 데 그쳤다.

원화의 가파른 강세로 외환 당국과 시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달러의 약세를 반영한 원화 강세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원화의 강세 속도가 과도하게 빠르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 이는 고스란히 경제 주체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미 국내 수출업체와 서학 개미들은 환차손의 부담을 감내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함께 어려움을 겪게 된다. 포지션을 급하게 전환하는 과정에서 손절성 주문을 낼 수도 있다. 불안정한 환율은 시장 참가자들의 피로도를 키울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장의 발전에도 부정적이다.

외환 당국은 지난달 여러 차례 고위 당국자의 환율 급락 경계 발언과 공식적인 구두 개입 등으로 원화 강세의 속도를 조절해왔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이 1,100원보다도 낮은 수준인 1,080원까지 하락한 지금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또 글로벌 달러화 약세라는 거대한 흐름의 전환이 원화의 강세를 촉발하고 있는 만큼 외환 당국 개입만이 환율의 급락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당국뿐만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환율이 급격한 변동을 보일 때 자체적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이끌어가는 주체는 결국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 시장 참가자는 "시장의 주인은 시장인 만큼,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속도를 조절하거나, 어떨 때는 시장의 흐름까지 바꿀 수 있는 주체 역시 시장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까지 요동쳤던 시장은 어느 정도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하다.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보합 수준에 마감했다. 이날도 소폭 반등 출발한 후 숨 고르기 흐름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서울외환시장은 다양한 시장 참가자들의 삶의 터전이다. 시장이 요동치는 지금, 모두가 함께 시장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금융시장부 임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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