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외환(FX) 스와프 시장이 어김없이 연말 하락장에 흔들리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최근 보험사 등이 에셋 스와프 물량을 꾸준히 내면서 FX 스와프포인트가 전 구간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연말 글로벌 자금의 차익실현 움직임에 오퍼 일변도 장세가 연출되면서 단기구간 중심으로 스와프포인트가 급락했다.

외화자금시장 참가자들은 18일 연말 시장이 얇은 가운데 역외의 강한 셀 수요와 에셋 물량에 스와프포인트가 가파르게 하락했다며 당장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정책 비드 뿐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시장이 급락했던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도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왑호가 일별추이(화면번호 2132)에 따르면 전일 1년과 6개월 만기 FX 스와프포인트는 모두 전일 대비 0.50원 하락한 -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개월물도 전일 대비 0.40원 하락한 -0.75원, 1개월물은 전일 대비 0.50원 내린-0.80원에 장을 마쳤다.

초단기물인 오버나이트는 -0.04원, 탐넥(T/N·tomorrow and next)은 -0.05원에 마감했다.

상대적으로 장기물인 1년물과 1개월물의 낙폭이 0.50원으로 같았다는 점에서 단기물의 하락 강도가 더 급격한 셈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하루짜리 초단기물이 하락하면서 1주, 한달 구간으로 연속적으로 밀렸다고 전했다.

특히 역외의 강한 셀 수요가 하락장을 이끈 가운데 에셋 물량도 계속 나오면서 속절없이 빠졌다.

이들은 연말 유동성 이슈에 시장이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당장 달러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A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1개월물이 다른 구간보다 많이 눌렸는데 실제 유동성 부족과는 별개로 자금을 쥐고 안 푸는 경우 등 달러 부족 우려가 다소 커졌다"며 "글로벌 자산이 차익실현 하면서 미국으로 달러가 들어간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는 유동성에는 악재"라고 말했다.

그는 "전일 역외가 강한 셀 수요를 보이면서 비드를 다 소화하고 오퍼를 낮췄다"며 "이 와중에 에셋 물량도 계속 나오면서 비드가 실종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B 은행의 스와프 딜러도 "연말을 넘기는 게 문제가 됐다면 1주 등 단기물은 안 망가졌을 것"이라며 "이는 당장 국내 환시에서 실제로 달러가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당국의 꾸준한 매수 개입이나 외국인의 역송금 물량, 에셋 물량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하루짜리 초단기물이 무너지면서 대중없이 거래되다 보니 1개월물이 -0.80원이라도 캐리 목적으로 살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들은 비드가 실종된 상황에서 당국의 의지가 없다면 스와프포인트는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리스크오프 우려까지 합쳐진다면 1년물 등 장기구간도 추가로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A 딜러는 "스와프포인트가 하락하면서 재정거래 유인은 커지겠지만, 연말에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고 당장 비드 수요도 없어 더 빠질 수 있다"며 "어제 장마치고도 오퍼가 들어오는 분위기라 더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B 딜러는 "지금 상황에서 물량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당국이나 외국인 자금 유입"이라며 "당국이 단기물이라도 달러 공급을 해주거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에도 유동성 부족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만큼 난리 난 상황도 아닌데 캐시물이 망가진다는 것 자체가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음 주부터는 상황이 좀 나아질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C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지금은 좀 과도하게 보이는데 다음 주는 1주가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에셋 물량도 줄어들 것 같다"며 "당국도 종가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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