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동제, 한국거래소 제공]



○…올해 개장식에도 황소가 찾아왔다. '하얀 황소의 해'라는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맞는 유가증권시장의 황소도 어쩐 일인지 올해는 달라보인다.

수년간 새해 첫날 기원해오던 3,000포인트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증시에서는 불장(bull+場)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황소 덕분일까. 새해 첫 날 코스피는 잔칫집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신규 확진자수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주가지수는 2,940대까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는 해마다 새해 첫 거래일 개장을 축하하며 황소를 초대한다. 증권가에서 상승장을 의미하는 황소(bull)는 하락장을 의미하는 곰(bear)과 달리 대접받는 손님이다.

개장식 대동제에 초빙된 황소 역시 꽃목걸이를 걸고, 5만원권 모형 지폐를 선물받았다. 거래소를 찾은 황소는 경상북도 청도 출신의 싸움소라고 한다.

올해는 기원하는 코스피 레벨도 5,000P로 올라갔다.

해마다 증권·파생상품 개장식과 대동제에는 'G0 3,000'이라는 숫자가 내걸렸다. 2010년에도, 2020년에도 3,000이었지만 올해초부터 코스피가 2,940까지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작정하면 1월중에라도 3,000포인트를 달성할 기세다.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새로운 과제는 무엇일까.

이제는 3천포인트 그 이후를 대비해야 할 시점이 됐다. 3,000포인트를 달성하고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3,000포인트에 역대 최고치를 찍고 하락장이 펼쳐질 것인가.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은 넘쳐난다. 저금리 기조와 각종 대출 규제 속에서 그나마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대안은 주식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3,100~3,150포인트까지도 전망치가 높아졌다.

이처럼 주가지수가 3,000포인트에 근접할수록 증시 안팎에서는 주가지수와 실물과의 괴리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보고서에서 "2020년 코로나 판데믹 이후 주식시장이 랠리를 펼치는 과정에서 제기됐던 문제는 실물 경제와의 단절 현상"이라며 "실물경제가 제대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주체의 수입과 소비 개선,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전통적으로 수익과 소비를 만들어내는 요인은 고용, 결국 미국 고용시장 회복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백신과 미국의 5차 추가부양책 통과는 침체 불안과 주식시장, 실물경제 단절 우려를 해소시켜줄 전망"이라며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나 여백의 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국내 증시의 새해 첫 거래일은 역대 최고치와 대형주 신고가로 출발했지만 미국 증시는 또 사정이 달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5%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8%, 나스닥지수는 1.47% 급락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 주요지수 모두 -1% 넘게 하락하며 2021년을 시작했다"며 "1월5일로 예정된 미국 조지아주 상원선거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되면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법인세 인상을 비롯한 각종 세율인상, 규제 확대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하지만 인프라 투자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여 선거결과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부 정선영 차장대우)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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