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센트럴파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공원 가운데 하나다. 남북 길이 4.1㎞, 동서 길이 0.83㎞의 직사각형으로 면적은 3.41㎢다. 도심의 허파 같은 기능을 하며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뉴욕을 더 멋진 도시로 만드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 뉴욕의 집값이 아무리 치솟아도 이곳을 활용하자는 생각은 언감생심이다. 그만큼 센트럴파크는 뉴요커들에게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는 곳이다.

도심에 위치한 점 등을 감안하면 반환된 용산 미군기지가 서울에서는 비슷한 위상을 지닌 것으로 평가될 만하다. 공원으로 조성된다니 앞으로 서울의 센트럴파크라는 명성을 얻을 게 틀림없다. 한국인의 창의적인 능력까지 가미된다면 세계가 주목할 초일류 명품 공원의 탄생이 기대된다.

하지만 서울은 북한산 국립공원, 남산공원, 관악산, 아차산, 서울숲 등이 센트럴파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녹지공간이 많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산 국립공원은 가꾸기에 따라 센트럴파크를 넘어설 정도의 가치를 가질 수도 있다. 인구 1천만명이 사는 도심에 국립공원이 있는 도시는 서울을 제외하고는 없지 싶어서다. 북한산 국립공원의 울창한 숲은 사람이 들어갈 수도 없을 정도의 밀림을 이루고 있는 곳도 많다. 관악산은 또 어떤가. 황홀한 전망을 자랑하는 아차산도 명품 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 등을 좀 더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대신 반환된 용산 미군 기지를 박탈감에 시달리는 청년층이나 신혼부부들을 위한 최고급 초고층 임대주택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다. 면적도 여의도보다 약간 좁을 정도여서 서울의 주택난에 숨통을 틔우는 게임체인저가 될 만하다.

재원은 연기금만 인수 가능한 특수 채권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국민연금 등이 주로 투자하는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최근 급등세를 보였지만 금리 수준이 연 1.7% 안팎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 국내 연기금은 해외 장기채 대상으로 미국채를 선호하고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 등도 감안해야 하겠지만 실질 수익률은 높지 않거나 마이너스일 수도 있다. 우리의 노후를 책임져야 할 쌈짓돈이 미국의 경기를 뒷받침하는 데 쓰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채 등에 투자되는 돈 가운데 일부를 국민들의 주거복지와 국민연금의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는 데 활용할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 방안 가운데 하나가 용산 미군기지 등 국공유지를 고급 임대주택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특수채 발행이다. 연 3%대의 30년물 정부 보증채라면 수요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실수요자가 금리비용 절반을 내고 재정이 나머지 절반의 금리를 부담하면 100조원을 유동화해도 가계와 정부가 부담해야 할 금리 비용은 각각 연 1조5천억원 (연 1.5%) 안팎 수준이다. 원금 상환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금싸라기 땅에 건설된 알토란 같은 부동산 실물이 있어서다.

재원이 조달되면 역세권에 포진한 국유지에 초고층 공공임대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건설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양재역 근처 서초구청을 50~80층 등 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초고층 아파트로 재개발하면 택지 조성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종로구청 등 서울 시내에 직주근접의 실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국유지는 아직도 많다.

재원 조달을 위해 장기물로 발행한 채권의 경우 연기금만 인수 가능하도록 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연기금의 가장 큰 고민인 자산 부채 듀레이션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배수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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