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해 10월부터 보험업계의 숙원이었던 해외투자 한도 규제 완화가 이뤄졌지만 생명보험사들은 관련 비중을 오히려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24개 생보사들이 보유한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103조1천1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인 9월 대비 5조원가량 급감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초와 비교할 경우에는 감소 폭은 9조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전체 운용자산 중 외화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이러한 기조는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초 15.4%였던 외화유가증권 비중은 9월 14.1%까지 낮아지더니, 10월 들어서는 13.7% 수준으로 추가로 축소됐다.

여기에는 그간 높은 비중을 보였던 한화생명과 NH농협생명 등이 외화유가증권 규모를 적극적으로 줄이고 있는 점이 영향을 줬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초 28조1천218억원 수준이었던 외화유가증권 규모를 10월에는 21조8천537억원까지 대폭 낮췄다.

10개월만에 6조원 이상을 줄인 셈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근 초저금리 기조와 환헤지 비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해외투자의 매력이 크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장기채권을 중심으로 듀레이션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관련 비중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생명 또한 같은기간 외화유가증권 규모를 13조5천9억원에서 12조1천356억원으로 1조5천억원가량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다만,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조정 차원이라기보다는 만기도래 물량을 처리한 이후 다른 투자처를 찾는 과정에서 비중이 줄었다는 게 NH농협생명 측의 입장이다.

또 다른 대형사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 기준 각각 17조8천853억원과 19조5천784억원의 외화유가증권을 보유하며 지난해 초와 비슷한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해외투자가 '주춤'하는 추세지만 향후 수익률과 듀레이션 관리를 한꺼번에 하기 위해서는 해외투자 자산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늘어난 한도를 활용하려는 다양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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