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애플이 현대자동차에 전기차 생산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애플카' 협업 성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8일 애플과의 협업설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나 초기 단계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애플은 2024년 자율주행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노셀'이라는 단일 배터리 제조 기술을 고안한 애플이 차량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자체 생산을 위해서는 기술력과 생산 시설 등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전기차 로드맵을 추진해 오면서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자율주행 분야에 상당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애플은 2014년 출시한 '카플레이' 등 운영체제(OS)를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영역을 넓혀왔다.

카플레이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스마트폰을 연계해 아이오에스(iOS)용 앱 일부를 사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현대차는 쏘나타 북미 모델에 카플레이를 탑재하면서 애플과 지난 2015년 손을 잡은 바 있다.

이외에는 교류가 없었지만,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5위권의 완성차 생산 기반을 갖추고 2위권의 친환경차 판매 실적을 갖춘 만큼 애플의 협력대상으로 손색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를 전기차 도약 원년으로 삼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3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8개 차종인 전기차 라인업을 2025년까지 23개 차종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는 작년 8월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 및 실증사업을 통해 레벨 4,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모셔널은 2023년부터 미국 내 주요 지역에서 완전 자율주행차 기반의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협력에 성공하면 모바일 디바이스 운영 체제와 콘텐츠 산업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끌어올리고 전기차 전용플랫폼인 E-GMP 기반 전기차도 출시하는 등 전동화 부문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여기에 모바일 디바이스 운영체제, 콘텐츠 산업을 보유한 애플과의 협업은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율주행 플랫폼을 제공하고 완성차업체가 이를 생산하는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애플카를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폰처럼 애플이 플랫폼을 개발하고 전 세계에서 ODM 방식으로 부품을 조달하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과의 협업이 현대차그룹에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 등을 통해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상당히 끌어올린 상황에서 애플과의 협업이 오히려 잠재적인 경쟁상대를 키워줄 수 있다"며 "자동차 위탁생산의 경우 수익성도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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