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미국 정치권의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크레디트 채권시장이 받을 영향 또한 주목된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크레디트 채권의 캐리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경기 회복 등과 맞물려 투자심리에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정국이 완성됐다.

전일 조지아주에서 치러진 상원선거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의 두 후보가 모두 공화당을 상대로 승리하는 한편, 미국 의회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당선을 인증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재정지출 확대 기조 속에서 미 국채 발행 부담이 증가하고 이에 연동해 국내 채권 금리도 다소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고채 금리가 먼저 오르면서 신용스프레드가 줄면 크레디트 채권의 상대적인 고금리 이점은 감소할 전망이다.

크레디트 채권이 작년 연말에 이례적인 강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익 실현성 매도 물량이 출회할 수 있다고도 점쳐진다.

다만 블루웨이브 영향이 국내 채권 금리에 선반영된 부분이 있고,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크레디트 채권 금리가 국고채를 따라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캐리투자 매력 회복 및 저가매수 유입 등으로 약세는 제한될 것으로 분석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점은 크레디트 채권 신용도에 긍정적이다.

금리 상승기엔 은행채와 공사채 등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우량한 채권이 회사채나 여전채 등에 비해 투자 매력을 확대할 것으로 평가된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일정 레벨 이상으로 올라가면 크레디트물은 상대적인 금리 메리트가 떨어지게 된다"며 "은행채나 공사채 등은 회사채에 비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채와 공사채의 스프레드가 스퀴즈 돼 있다"며 "금리가 올라가면 스프레드에 여유가 생겨 위험도를 관리하면서 이자수익도 챙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채권 전체적으로 약세기 때문에 크레디트 채권도 이를 따라갈 것"이라며 "크레디트물이 최근 워낙 강했던 만큼 일부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경기부양책과 백신 기대감 등으로 위축됐던 투자 등이 개선될 것"이라며 "수출 회복에 따라 기업의 신용위험이 축소되고 투자심리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약세가 추세적으로 간다고 하면 크레디트물에도 부정적일 것"이라면서도 "금리가 추세적으로 오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엔드 투자자의 경우 연간 채워야 하는 수익률 목표가 있다"며 "금리 레벨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면 높은 신용도를 가진 채권으로도 채울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우려가 있는데 실현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며 "앞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 이후 이미 반영된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 비해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가 차이가 큰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지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고채 10년과 'A' 등급 회사채 2~3년을 바벨 형태로 운용하는 단계에서 금리 상승이 회사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2시 1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