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카카오가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는다.

네이버가 3천만명 이상의 클라우드 사용자를 확보한 가운데 카카오도 시장에 가세하면서 국내 양대 포털 공룡 간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중 '톡서랍 플러스'(가칭)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카카오톡 내 디지털 자산 관리에 있어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1월 출시된 '톡서랍'은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채팅방에서 주고받은 사진·동영상·파일·링크 등 다양한 형태의 개인 디지털 자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각 채팅방에 흩어져 있는 방대한 디지털 자산을 손쉽고 편리하게 한 곳에서 모아보고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에 출시하는 톡서랍 플러스는 데이터 저장 용량과 기능이 이전보다 대폭 강화되는 만큼 카카오는 유료로 서비스를 전개할 가능성도 있다.

기본 무료 서비스에 더해 이용자들의 대용량 사용에 따른 요금제를 제공하는 과금 방식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개인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지는 카카오의 대항마는 네이버의 클라우드 서비스 '마이박스'다.

네이버는 2017년 파일 저장 서비스 '네이버클라우드'를 내놓은 뒤 지금까지 3천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국내에서 대표적인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마이박스'로 개편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파일 관리 기능과 소상공인을 위한 업무 도구 등을 강화했다.

마이박스는 30GB 용량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료 이용권은 월 3천원에 100GB, 월 5천원에 300GB, 월 1만원에 2TB 등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의 마이박스에 대항하는 카카오의 톡서랍 플러스의 강점은 카카오톡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에 개인 데이터를 저장하는 사례와 빈도가 많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서비스가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가 톡서랍 플러스 서비스를 기반으로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것도 그간 다져놓은 카카오톡 플랫폼의 막강한 기능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본격화하는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가 당장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면서도 사업을 확장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카카오 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주도하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에서 1천억원을 투자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사업 확장을 위한 종잣돈도 마련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을 발표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지만, 아직 소비자 대상(B2C)의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정식으로 선보이진 않았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 상반기 중 종합 클라우드 플랫폼 '카카오i클라우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i클라우드는 카카오톡과 챗봇을 기반으로 인프라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향후 이번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와의 연계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비스가 카카오톡이 자사 고객을 묶어두려는 '락인(Lock-in)' 전략의 일환일 것으로도 해석한다.

카카오톡 플랫폼은 최근 기존의 메신저·검색·금융·전자상거래 등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얹으며 슈퍼 앱(Super App)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톡 안에 운전면허증·학생증 등 각종 증명서와 신분증을 보관·관리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내놨고, 앞서 카카오톡과 연결되는 '카카오메일' 서비스도 담았다.

카카오TV는 다양한 드라마와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카카오톡 내에서 간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빠른 속도로 조회 수를 늘리고 있다.

다만 지나친 락인 전략은 이용자들에게 피로감을 자아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에 각종 기능이 추가되며 이용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앱의 용량이 커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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