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코스피를 필두로 한 위험자산의 랠리가 이어지면서 서울 채권시장도 리플레이션 투자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연초부터 채권 금리가 상승할 거란 전망에 보수적인 운용이 불가피한 모습이지만, 틈새시장을 노려 적정한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13일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위험선호 분위기가 확대하면서 채권 투자에 대한 비우호적 환경이 강화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개인의 직접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를 동반했다는 점이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 금융기관도 위험자산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자산 배분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처럼 주가가 높아지고 자금이 로테이션 되는 머니 무브 기대가 생기면, 채권 자산배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금리에 대한 눈높이만 가지고 투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시장 참가자들의 채권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안전한 캐리 수익을 노린 크레디트물 투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연초에 단기물을 중심으로 북을 채워 금리 위험에 대한 노출을 줄이려는 뜻이다.

전일에도 잔존 만기가 10개월가량 남은 IBK캐피탈채(AA-)는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3.2bp 낮은 수준에 거래됐다.

공동락 연구원은 "쿠폰이 높고 가격 리스크가 적은 단기 쪽 크레디트물을 섞으며 원금을 잃지 않고 채권에 대한 익스포저를 지키는 것"이라며 "채권을 운용한다기보다는 일단 단기로 몸을 피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다들 갈팡질팡하면서 약세 일변도 장세"라며 "연말에 벌어진 크레디트 스프레드를 축소했지만, 어제와 엊그제는 단기물 강세가 막혔다. 연초 효과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 수익률곡선에 대한 베팅도 비교적 유효한 전략으로 꼽혔다.

작년 8월 이후에 계속된 커브 스티프닝 흐름은 올해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고 3년과 10년물 금리 차는 지난 8월 초 50bp 수준에서 이달 70bp를 상회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경기와 물가가 회복하는 리플레이션 전망과 재정확대 부담 등은 이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커브 스티프닝이 기조적으로 전환하려면 대단한 변화를 해야 한다"며 "추세적으로 금리 및 스프레드가 오르는 상황이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채 투자도 그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반영한 금리 상승 압력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헤지해주는 물가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는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이 2년 만에 2%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도 채권 금리의 약세가 예상되는 1분기에 물가 상방 요인이 높고, 물가채 경쟁입찰 도입 등으로 유동성 약점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물가채는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원금과 이자에 대한 투자 손실을 헤지하는 상품이다"며 "통상 1분기 중에 물가 상승이 크게 반영되는데 유가와 전·월세비 그리고 신학기 교육비 상승 등이 반영되면 물가채 투자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한은의 물가 전망치(1.0%)가 보수적이지만 투자하기에 나쁘지 않다"며 "최근 물가채 BEI가 100bp를 넘었고, 얼마 전 차익실현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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