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가 테슬라에서 애플로 기울었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의 인기 종목 1위였던 테슬라의 주가가 비싸진데다 전기차인 '애플카' 이슈로 애플에 대한 관심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2일까지 순매수 결제가 가장 많았던 미국 주식은 애플로, 결제금액이 3억4천645510만달러(약 3천800억원)에 달한다.

2위는 테슬라로 결제금액이 1억9천510만달러(약 2천140억원)이었다.

3위와 4위는 중국 검색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ADR(미국에서 발행한 DR)과 VANGUARD TAX EXEMPT BOND ETF(VTED)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1개월간의 순매수 결제 종목을 살펴보면 1위는 테슬라였다. 순매수결제 금액은 4억9천63만달러로, 2위였던 애플은 1억6천586만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애플이 12월말에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새해들어 전기차 관련 테슬라의 '나홀로' 주가 상승세에서 애플 상승세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주가의 가격대다.

테슬라는 이미 854달러대로 오르면서 우리 돈으로 93만원대를 웃돌았다. 액면분할을 했음에도 주가 상승폭이 커 1주당 가격이 비싸진 셈이다.

이와 달리 애플은 130달러대로 우리 돈 14만원대다.

전기차 관련주에 주목하는 국내투자자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낮은 가격대라 할 수 있다.

이미 오를대로 오른 테슬라를 신규로 매수하는 부담보다 새롭게 부상하는 '애플카' 주식을 매수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애플의 '애플카' 개발 소식은 해외주식 투자자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전일 밤사이 애플이 중대 발표를 한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또 한 번 술렁였다.

중대발표 내용은 애플이 인종간 평등과 정의 이니셔티브(REJI) 프로젝트를 통해 유색인종 교육 및 사업에 1억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투자자들이 기대한 전기차 관련 내용이 아니었음에도 애플 주가는 1.62% 상승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결제 순위가 바뀌었다고 해도 애플과 테슬라에 대한 투자열기가 뜨거운 것은 전기차에 대한 전폭적인 기대를 반영한다.

향후 애플의 매출 상승에 대한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바이든 행정부가 법인세 인상 공약을 내걸면서 기존 사업에 대한 독점 규제를 피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영역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기저효과 없이 테슬라처럼 매출 증가율이 높은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며 "애플의 경우 신사업 진출을 언급하면서 축적된 자금을 활용해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