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올해 초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21세기 초반과 같은 슈퍼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유 가격이 배럴당 0달러 아래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을 경험했지만 이후 원유를 포함해 상품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씨티그룹이 관리 중인 상품 자산은 작년 12월 기준 6천4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분의 1가량 증가했다. 이달 들어 11일 기준 S&P GSCI 상품지수는 1년 전 수준에 도달했다.

관건은 작년 상품 회복세를 지속한 동력이 올해도 지속할 것인가에 달렸다.

일단 공급부족은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1일 아르헨티나는 옥수수 수출 제한을 풀면서 수출 상한을 부과했다. 러시아는 2월 중순부터 밀 수출에 세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낮은 공급과 추운 날씨 탓에 아시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역대 최고가인 백만BTU 당 20달러로 올라섰다.

대형 광산은 여전히 코로나19 제한 조치 위험에 직면했고 페루 라스 밤바스의 구리 광산 파업은 공급 붕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원유는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가격을 지지하기 위해 이달 들어 오는 2월과 3월 추가로 하루 100만 배럴의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달러 약세 또한 상품 가격 강세 요인이다.

대규모 경제권역의 백신 보급은 여행과 무역을 고조시킬 것이고 미국 민주당 정권의 대규모 부양책도 경제활동과 상품 소비를 증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미국 정부의 부양책에 따른 달러 약세는 신흥국가 입장에서는 달러화로 표시되는 상품가격이 저렴하게 되는 효과가 있어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와 같은 상품 강세론자들은 향후 10년간 이런 추세가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커리는 "팬데믹 자체가 상품 슈퍼 사이클의 구조적 촉진제"라고 말했다. 전 세계 대규모 경제권의 행동을 동조화하는 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중국의 정부는 모두 녹색 투자를 증진하고 소득 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가난한 가계에 대한 지원은 소비 확대 효과가 있어 상품가격을 지지한다고 커리는 지적했다.

전기 충전소, 풍력발전과 같은 녹색투자는 상품 집약적이다. 초기 단계의 녹색 투자는 고용과 경제활동의 증가를 불러 원유 수요를 지지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간 2조달러의 부양책이 미국 내 원유 소비를 하루 20만 배럴, 혹은 1%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상품가격의 성장 약화를 예상했다.

21세기 초반의 상품 슈퍼 사이클은 신흥시장, 특히 중국의 도시화와 투자, 중산층 부상이 견인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베를린에서부터 베이징까지 각국 정부가 새로운 운송수단(전기차) 도입을 공언하고 있지만 향후 10년간의 상품 가격은 각국 정부가 공언한 것을 실행하느냐에 달렸다고 마무리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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