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연초부터 기관투자자들의 매도 우위 수급이 지속하고 있다.

펀드 환매 수요에 따른 자산운용사의 자산 처분과 현물 고평가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인한 유동성 공급 매물도 시장조성자인 증권사의 매도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15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종합매매(화면번호 3300)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지난 4일부터 전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0조4천789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주체별로 살펴보면 이 기간 금융투자(증권사)는 2조966억원을 순매도했고, 투자신탁 및 사모펀드(자산운용사)는 2조7천367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증권 시장 전반적으로 개인의 현물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선물 저평가(현물 고평가)에 따른 기관의 매도 차익 프로그램 매매가 이뤄졌다.

이는 현·선물 간 시장 균형을 잡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례적인 개인 매수가 그 바탕이 됐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1월 코스피에서 개인 매수 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며 "코스피200 급등에 따른 현물 고평가로 베이시스(현물 가격-선물가격)가 악화하면서 프로그램 매매에서 매도 차익거래가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경우 코스피 이탈을 부추긴 개별 요인도 존재한다.

자산운용사의 매도 수급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펀드 환매 요청에 대한 자산 처분 과정에서 규모를 확대했다.

연합인포맥스 펀드 설정통계 설정/해지(화면번호 5319)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공·사모펀드에서 2조999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전일까지 약 두 달간에는 4조4천310억원의 설정액이 감소했다.

지난해 연말 증시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간접 투자 상품인 펀드보다 직접 투자에 나서려는 심리도 작용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주식형 펀드 환매로 운용사들의 매도세가 확대했다"며 "직접 투자 수요와 펀드 수익 확정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이탈 요인 외국인 선물 매도에 따른 유동성 공급 매물도 포함된다.

외국인이 지난해 연말 대규모로 매수했던 코스피 선물을 일부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시장조성자인 증권사의 현물 매도로 이어졌다.

시장조성자 제도는 유동성이 필요한 상품에 매수·매도 호가를 제출해 투자자가 원활하게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 "외국인들이 지난해 말 이후 선물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점차적인 이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에 증권사들이 선물을 매수하며 유동성을 공급했고 이에 대한 헷지로 현물 매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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