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증시 활황에도 부진했던 대형 은행주의 가격이 반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은행주가 장단기금리차 확대를 계기로 고공 상승한 미국 은행주의 모습을 따라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5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종목시세 일별추이(화면번호 3121)에 따르면 지난 두 달간 하나금융의 주가는 13.3% 상승했다.

국내 대형은행주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하나금융에 이어 신한금융 5.6%, KB금융 3.6%, 우리금융 3.4% 등으로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6.3% 올랐다. 대형은행주 중에서 상승률이 최고인 하나금융도 코스피지수에 비해선 절반 수준이다. 코스피 활황의 영향력이 은행주에는 다소 제한적인 모양새다.

반면 미국에서는 은행주가 주가 상승의 중심에 있다. 지난 3개월간 S&P500 대비 16%포인트 이상 높은 상대 수익률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 다음으로 순위가 높다. 다만, 에너지업종은 기저효과가 뚜렷해 사실상 금융주가 투자자들의 제일 높은 관심을 받는 셈이다.

미국 은행주 선전의 비결 중 하나는 장단기 금리차 확대가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따른 재정정책 등이 은행주에 호재로 평가됐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이 채권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장단기 금리차가 지속적으로 확대했다"며 "시차를 두고 순이자마진(NIM)이 회복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

은행채를 기준으로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차가 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6개월간 시계열을 보면 30bp가량의 스프레드가 추가됐다. 미국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따라갈 수 있다면 국내 은행주들도 재평가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국내 은행주 주가가 급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은행들은 대출차주들이 우리나라보다 다양하고 대출 외 자산운용 폭도 넓어 장단기 금리차 활용이 더 용이할 것"이라며 "순익이 갑자기 증가하기 어려운 국내 은행업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최근 코스피 상승을 이끈 개인들이 포트폴리오에 넣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에서 은행들의 금융지원이 재정 못지않게 들어갔다. 코로나 확산이 이어져 올해까지는 위험관리에 더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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