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권에 디지털 변화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최근 글로벌은행들도 IT 기술의 도입과 위험성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5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은행권의 주요 과제는 비재무위험관리다.

비재무위험은 IT나 인사, 데이터, 사이버, 사기, 인프라 등과 관련한 위험을 일컫는다. 은행권의 경우 사이버공격이 금융시스템에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딜로이트가 설문한 결과를 살펴보면 은행들이 기술과 관련해 자본을 가장 많이 확대한 부문은 '사이버보안'이었다.





이에 글로벌은행들은 코로나19로 비대면체제가 강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해 비재무위험 관리 강화에 나섰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우선시하고, 정보가 담긴 파일내용의 추가·삭제 행위와 실시간 결제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뱅크오브뉴욕멜론(BoNY Mellon)·JP모건·웰스파고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모범 사례를 결합해 통합 평가 방법론을 개발했다.

또 비재무위험을 관리하는 서비스 제공업체들과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은행들은 최근 클라우드 기능이 개선되면서 클라우드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 IT 예산의 48%를 클라우드 관련 기술에 투자했다. 이는 2018년 대비 34%포인트(p) 증가한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임원의 62%는 기존에 사용하던 ERP 등 기존 레거시 시스템이 상당한 IT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답변하는 등 기존 IT 시스템에 대한 개선 의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HSBC 등 대형 글로벌은행들은 구글, 아마존 등과 지난해 7월 클라우드서비스 관련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골드만삭스와 도이치방크, BoA 등도 디지털 혁신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은행들은 기존에 갖고 있는 지점 채널 등과 관련한 운영비용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고객 수요 감소, 경쟁 심화 등으로 은행 수익률은 저하한 반면 지점 등으로 인한 고정자산 비용이 남아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은행 수익은 전년대비 70%(약 185억 달러) 감소했다.

이에 은행들은 광학문자 판독(OCR)과 AI 자동화 봇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콜롬비아에 있는 상업은행 방콜롬비아(Bancolombia)는 데이터 검색봇을 통해 백오피스 운영 기간을 1만1천일 단축시켰다. JP모건의 '코인 봇(COIN)'은 법률 문서를 분석하고 필수적인 데이터 포인트 등을 추출해 연간 1만2천건의 상업 신용 계약을 수 초 만에 검토하고 있다.

일부 지점 폐쇄와 타 지점 리모델링 등도 비용을 줄이기 위한 또 다른 방식이다. 스페인 사바델은행(Sabadell) 자회사 'TSB'는 지점 기본 업무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이를 대출 애플리케이션 지원과 같은 자문 서비스로 대체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은행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6개 대형은행은 통화감독국(OCC)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권고에 따라 북극의 석유·가스탐사 자금조달을 중단했고,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지속 가능과 관련한 투자, 자금조달, 자문 활동에 7천500억달러(약 800조원)의 자금을 배정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방위적으로 IT기술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은행 재무구조 변화와 새로운 리스크 확대, 고객요구 다변화 등을 고려하면 은행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시대에 빠르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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