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는 실물 경제 부진이 꼽힌다.

늘어난 가계부채에 금융 불균형 위험이 커졌지만, 경기 부진을 고려해 완화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했다. 작년 3월 임시 금통위에서 50bp 인하하고, 5월 추가로 25bp 내린 후 동결 결정이 이어졌다.

◇ 뜨거운 자산시장…코스피 3,000 돌파·주택시장 오름세 확대

주식과 주택 등 위험 자산시장의 과열 우려는 금통위의 금융 불균형에 대한 경계심을 한층 키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6조3천억 원 증가했다. 12월 증가액 기준으로 속보 작성(2004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작년 11월 증가 폭(6조2천억 원)을 웃돈다.

주택시장 분위기도 심상찮다. 한은은 주택가격이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실시한 12월 소비자동향 조사에서도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란 답변이 많았다.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132를 기록해 2013년 1월 집계 이후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122에서 11월 130으로 큰 폭 오른 후, 추가 상승했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가 몰리면서 주식시장 과열 우려도 커졌다. 새해 2,900대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지난 7일 3,000포인트(종가 기준)를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1일 장중 3,266포인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 실물 경기 부진에 완화 기조 유지는 불가피

이처럼 금융 불균형 위험이 커졌지만, 한은이 현재의 완화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것은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지표인 지난해 1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광공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지난 10월 1.1%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다만 시장 기대(0.77% 증가)는 밑도는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 등에 힘입어 광공업지수가 반등했지만, 내수 부진이 이어졌다.

소매 판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을 받아 0.9% 감소했다. 작년 10월(-1.0%)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코로나19 확산에 고용 상황도 더욱 악화했다. 작년 12월 취업자 수는 62만8천 명 줄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물가도 낮은 수준을 이어가 완화 기조 유지의 필요성을 더했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0.5% 오르는 데 그쳤다. 작년 10월부터 3개월 연속 0%대 행진이다. 근원물가도 0.9% 상승에 그쳤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명시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출구전략 관련 질문에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상당히 크고 앞으로의 경기회복 흐름에도 불확실성이 크다"며 "조치를 정상화하거나 금리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을 현재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답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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