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 게리 겐슬러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취임한다면 월가가 20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규제당국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가는 트럼프 행정부 동안 탈규제화의 영향으로 번영을 만끽했지만, 바이든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겐슬러 내정자는 현 상황을 뒤흔들었던 이력이 있다. 그는 취임 뒤 상장사와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와 집행을 강화할 임무를 부여받았다.

겐슬러는 지난 2009년~2013년 SEC와 유사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운영했을 때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는 수백조 달러의 파생상품 시장을 관리하기 위해 반대자를 제압하고 규칙을 처음부터 다시 썼다. 일부 복잡한 파생상품들은 지난 2008~2009년 금융위기로 비난을 샀다.

법률가, 규제당국자, 로비스트들은 겐슬러가 2000년 초 기업스캔들 와중에 SEC를 운영했던 윌리엄 도널드슨 혹은 클린턴 행정부 때의 아더 레빗 재임 시절 이후 가장 활동적인 규제 친화적인 SEC 의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FTC 시절 겐슬러는 때로는 자기가 소속된 정당의 관료들과도 부딪히는, 워싱턴보다 월가를 연상시키는 공격적이고 원칙이 분명한 관리 방식으로 명성을 얻었다.

하버드 로스쿨의 할 스코트 교수는 "그는 우리가 SEC에서 봤던 것과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며 "그는 논쟁적인 일들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그를 SEC 위원장에 지명하지 않았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뒤 그의 이름이 등장한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겐슬러가 진보 진영으로부터 공격받는 월가의 거물인 골드만삭스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는 30세에 골드만삭스의 파트너가 됐고 재무부에서 일했으며 18년간 월가에서 일한 뒤 CFTC를 이끌었다. CFTC를 떠난 뒤에는 MIT 경영대학원에서 교편을 잡았다.

바이든 인수위 대변인과 겐슬러는 저널의 기사에 대해 언급을 거절했다.

바이든 인수위의 자문역이자 월가에 대한 엄격한 감시를 옹호하는 단체인 배터 마켓의 대표인 대니스 켈러허는 "SEC의 정책 의제는 명확하다. 문제는 누가 그것을 차례로 실행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느냐 하는 것이다"며 "게리 겐슬러는 CFTC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에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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