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애플과 LG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을 경쟁사에서 공급받을 전망이다.

사업 측면에서 경쟁하고 있더라도 가격이나 수율, 품질 측면에서 경쟁사 패널이 가장 우수하다는 판단에서다.

2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출시할 차기작인 아이폰13에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3 시리즈 4개 모델 중 상위 2개 모델에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반 올레드(OLED)를 탑재하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 공급한다.

LTPO 올레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와 갤럭시 S21 울트라에 탑재한 기술로, 스마트폰용 LTPO 양산 설비와 기술, 공급 이력 등을 모두 가진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TPO 올레드 생산을 위해 아산공장의 A3 라인 일부를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아이폰13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겠지만, LTPO 올레드가 아닌 하위 2개 모델에 공급하는 것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오는 2022년 이후 공급을 준비하기 위해 관련 장비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공급 업체를 단일화하는 것을 피하려 하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가 양산 능력을 확보할 경우 애플의 LTPO 올레드 공급사에 추가될 수 있다.

애플 외에 LG전자 역시 자회사 LG디스플레이 대신 중국 BOE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가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출시한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R'에 대형 플렉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활용할 수 있는 중소형 플렉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도 확보했다.

그런데도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가 아닌 BOE로부터 롤러블 패널을 공급받는 것은 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를 조만간 매각하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롤러블폰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몸값을 높이는 마지막 승부수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판매량을 늘리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면 원가 절감이 가장 중요한데, 롤러블폰 판매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는 BOE 패널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LG 롤러블은 작년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윙'에 이어 LG전자의 혁신 전략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제품이다.

일반 스마트폰처럼 6.8인치 디스플레이지만 말려 있는 화면을 펼치면 7.4인치로 작은 태블릿PC처럼 활용할 수 있으며, 가격은 200만원대 중후반으로 예상된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최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1에서 롤러블폰을 올해 상반기 출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폴더블폰인 갤럭시 Z폴드의 가격이 200만원대 초중반인데 LG전자 롤러블폰이 이보다 지나치게 높으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LG전자가 이런 점을 고려해 롤러블폰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고민하는 것으로 보이며, 디스플레이 패널을 BOE에서 공급받는 것도 이런 일환"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