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연초부터 단기물 강세를 주도해 온 발행물 시장에서 입찰 수요가 이전보다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 관심이 쏠린다.

연초 기관들의 풍부한 자금 집행으로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축소세를 이어왔지만, 금리 레벨 메리트와 수급상 강세 국면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만기 1년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은 0.79%에 900억 원이 발행됐다. 입찰일 기준으로 전일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1.9bp 낮은 수준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물의 발행시장 호조가 민평금리를 비롯한 유통물 강세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입찰은 이전의 산금채 1년물 낙찰금리 추이와 비교해 볼 때 다소 강세 일변도 흐름에서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발행된 산금채 1년물 발행금리를 살펴보면 0.87%(3천500억 원)에서 0.86%(3천600억 원), 0.85%(2천300억 원), 0.78%(7천300억 원)로 줄곧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왔다. 반면 직전 발행물 금리는 0.79%(900억 원)로 이전보다 1bp가량 오른 수준에 그쳤다.

민평금리보다 발행금리가 여전히 강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발행 호조가 전반적인 강세 분위기를 조성한 만큼 낙찰 금리 상승이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민평금리보다 시장가격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유통시장에서는 추가 강세가 제한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전일 유통시장에서 잔존만기가 10개월 남짓인 산금채 500억 원이 0.808%에 거래되는 등 민평금리보다 0.8bp 약하게 거래됐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단기 쪽은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워낙 하락하면서 연초효과가 끝나는 것 같다"며 "산금채 1년물뿐만 아니라 은행채 전반적으로 크레디트물 축소가 다온 느낌이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민평금리가 시장 가격을 반영하는 속도가 더디다 보니 언더로 찍히지만, 유통시장에는 변화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최근 단기물 특은채를 보면 금리가 하단으로 내려와 캐리 수요가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히는 느낌이다"며 "(직전) 발행금리가 0.79%라서 수요를 일찍 모았지만, 예전처럼 찍는 대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 정도 레벨이면 고민을 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차입 기조가 유지되는 점도 단기자금시장에 경계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당초 단기물 심리가 좀 더 괜찮아질 것 같았지만, 연초에 공격적으로 매수하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전일) 공자기금 유입 등으로 레포 금리는 빠질 수 있지만, 단기물은 은행들의 차입 기조 등으로 경계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캐리 수익 메리트가 남아있는 장기물 혹은 덜 우량한 크레디트물로 매수세가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원태 연구원은 "만기가 1~2년인 단기물은 지표 수준보다 약하게 거래되는 모습이다"며 "절대금리 레벨이 워낙 내려가다 보니 여전채도 3년 이상 중장기물 이상으로 매수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크레디트 리스크가 덜한 5년물 은행계 카드·캐피탈 채는 물건이 없어서 못 산다"며 "만기 5년 특은채 등 우량물보다는 A급 단기물에서 캐리를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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